"집에 머무르자!" 니카라과서 지방선거 보이콧 움직임

입력 2022-11-05 03:22  

"집에 머무르자!" 니카라과서 지방선거 보이콧 움직임
6일 투표 앞두고 야당·시민단체, '독재' 오르테가 정부에 반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정부 비판 세력에 대한 탄압이 이어지고 있는 중미 니카라과에서 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야당과 시민단체가 유권자에게 투표장에 가지 말 것을 촉구하며 '선거 보이콧'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니카라과 유력 매체 라프렌사에 따르면 자유헌정당과 자유연합 등 10여개 야당과 시민단체는 전날 성명을 내 "시민 여러분께서는 이번 일요일 지방선거일에 투표장에 가는 대신 집에 계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독재정권에 의해 살해된 340여명, 수감돼 고통받는 정치범 200여명, 감옥에 있거나 망명중인 우리의 종교인들, 그리고 모든 국민을 위해 간곡히 부탁한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이같은 외침은 야당에 대한 다니엘 오르테가 정부의 강력한 제재로 제대로 된 선거운동조차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내놓은 고육지책이라고 현지 매체는 분석했다.
오는 6일 니카라과에서는 153개 지방자치단체장(임기 5년)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진행되는데, 야당 측은 정치 활동을 극히 제한하는 정부 방침 등의 영향으로 자신들의 후보를 알리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일부 지역에선 여당(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이 사실상 '들러리 야당 후보'를 내세운 상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정하고 투명한 지방선거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아예 투표 보이콧을 독려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수도 마나과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는 유세 기간 거리 집회는커녕 변변한 후보 공약 포스터를 찾아보기 힘든 '조용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지난달 24일 로사리오 무리요 부통령은 "이번 선거는 평화적인 시민운동의 하나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7년 지방선거에서는 여당이 135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승리했다. 투표율은 51.64%였다.
1985년 임기 5년의 대통령직에 오른 오르테가는 뒤이은 대선에서 연거푸 낙선했으나 2007년 재집권한 뒤 지금까지 장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위해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도 없앴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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