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중국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면서 '친중' 비판에 휩싸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핵무기 사용 금지에 대한 시 주석의 동의를 이끈 것만으로도 방중 성과는 충분했다고 자평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5일(현지시간) 집권당 사회민주당(SPD)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숄츠 총리는 "중국 정부와 시 주석, 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선언했다"면서 "이것만으로도 이번 방문의 의미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폭스바겐, 지멘스, 도이체방크 등 12개 독일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이끌고 전날 베이징을 방문했다.
숄츠 총리는 시 주석이 지난달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3기 통치체제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방중한 서방 지도자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 등 서방이 신쟁전 기류 속에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경제교류 심화를 약속한 이번 회담으로 다른 서방국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안나레나 배어복(녹색당) 독일 외무장관은 연립정부 구성 때 합의에 제시된 대중국정책을 준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합의에는 독일 정부가 중국을 체계적 경쟁국으로 지목하고 중국의 인권탄압 등에 대응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는 "공정한 통상, 인권보호, 국제법 준수가 우리 국제 협력의 기본 전제조건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SPD 행사에서 독일이 세계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과의 경제적 교류를 이어갈 것이며 이는 자국 계획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EU에서는 독일이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높이다가 서방의 대중국 공동전선에서 취약한 고리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숄츠 총리는 향후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할 것을 대비해 중국 외 국가와의 교류 다각화도 추진하겠다고 항변했다.
로이터는 이번 양국 회담에서 두 정상이 전쟁에서의 핵무기 사용에 반대하는 데 의견 일치를 본 것은 맞지만 한계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인 러시아를 비판하거나 러시아군의 철수를 촉구하는 등 더 직접적인 발언을 내놓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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