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라 '세계의 공장' 중국의 수출이 2년여 만에 감소로 전환됐다.
7일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중국 10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3% 감소한 2천983억7천만 달러(약 418조 원)를 기록했다.
중국의 월간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20년 5월(-3.3%) 이후 처음이다.
중국 수출 증가율은 상하이 봉쇄 등의 충격으로 4월 3.9%로 급락했다가 5월 16.9%, 6월 17.9%, 7월 18%로 회복했다. 그러다 8, 9월에 다시 한 자릿수로 뚝 떨어진 후 결국 10월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로이터 통신은 "10월 수출 증가율은 시장 전망치(4.3%)보다 낮은, 예상치 못한 실적"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가 둔화한 가운데 중국 경제에서 전망이 좋은 몇 안 되는 부문인 수출이 암울한 실적을 거둬 중국 정책 입안자들이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경기 둔화 속에서 중국 수출업자들은 위안화 약세와 연간 최대 쇼핑 축제(11월 '광군제')조차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10월 미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6% 감소한 470억 달러(약 66조원), 유럽연합(EU) 수출은 9% 줄어든 441억 달러(약 62조원)로 각각 나타났다.
반면 중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인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대한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0.3% 증가한 489억 달러(약 68조원)를 기록했다.
또 러시아 수출은 34.6% 늘어난 74억 달러(약 10조원)로 집계됐다.
중국의 10월 수입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7% 감소한 2천132억2천만 달러(약 299조 원)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8월 이후 최저이며 시장 전망치(+0.1%)보다 낮다.
엄격한 방역 정책과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대두 수입은 감소세로 전환됐고, 석탄 수입은 동절기 비축량을 늘려야 하는 시기임에도 전월보다 줄어들었다.
10월 대두 수입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9% 감소한 414만t을 기록하며 2014년 10월(410만t)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로이터가 해관총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석탄 수입은 2천908만t으로 지난달의 3천305만t보다 줄었다.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인 중국이 올해 들어 10개월간 수입한 석탄은 총 2억3천만t으로 전년 동기보다 10.5% 감소했다.
로이터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주민들의 전력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이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면서 산업 분야 석탄 소비 증가의 신호는 미약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달러 강세로 석탄 수입자들의 수익률이 낮아지고, 러시아에서의 수송 차질도 석탄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10월 미국과 유럽에서의 수입은 각각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5%, 5.1% 줄었다.
반면 중국의 아세안에서의 수입은 4.6% 늘어난 333억 달러(약 47조원), 러시아에서의 수입은 36% 늘어난 102억 달러(약 14조원)로 나타났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수요의 부진과 폭스콘 정저우 공장 사태와 같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급망 혼란으로 수출이 둔화했다고 풀이했다.
그는 "수출은 글로벌 경제 둔화로 인해 앞으로 몇 달간 계속 약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에 대한 신호도 있었지만 방역 정책에서의 중대한 변화는 올해보다는 내년에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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