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미국 중간선거, IRA·한반도정세 변화에 만반 대비해야

입력 2022-11-08 14:06  

[연합시론] 미국 중간선거, IRA·한반도정세 변화에 만반 대비해야



(서울=연합뉴스) 미국의 중간선거가 8일(현지시간) 실시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연방 하원의원 전체인 435명과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그리고 50개 주(州) 가운데 36개 주의 주지사를 새로 뽑는다. 시차 등을 고려하면 개표 윤곽은 우리 시간으로 9일 오후쯤 나올 예정이다. 현재는 임기 2년인 하원의 경우 민주당이 과반인 221석을 차지하고 있고, 임기 6년의 상원은 여야가 사실상 동수이다. 의석 분포는 공화당 50석, 민주당 48석이지만 무소속 의원 2명이 친여 성향이기 때문이다. 중간 선거는 정권 후반기의 국정 동력을 가름하고 차기 대통령 선거의 풍향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선 못지않은 정치 이벤트이다.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고 하나 여전히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의 정치 지형 변화는 미국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 함의를 갖는다.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이다. 우리나라도 선거 결과가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한국의 반중 연대 동참 등 현안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의 주시해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중간 선거는 말 그대로 정권의 임기 중간에 치러지는 선거이다. 차기 대선까지는 2년이 남았기 때문에 대체로 현 정권에 대한 평가가 판세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유권자들도 전망적 투표보다는 회고적 투표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선거 초반에는 지난해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 사태, 민주주의 위협, 낙태 등 대체로 민주당에 유리한 이슈에 관심이 집중됐으나 갈수록 '먹고 사는 문제'가 부각되면서 공화당의 강세가 뚜렷해졌다. 2008년 금융 위기 때부터 코로나 사태까지 이어진 통화 완화 정책으로 13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민심이 급격히 악화했기 때문이다. 모든 책임이 조 바이든 정부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 집권 세력에 불만이 집중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상·하원 모두 공화당의 과반 의석 확보가 유력하다고 한다. 의회 권력이 공화당에 넘어갈 경우 바이든 정부의 국정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공산이 크다. 선거를 통해 확인된 정권 심판론의 위력은 차기 대선의 구도에도 결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공화당이 승리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조기 레임덕과 재선 불출마 압력에 시달리는 반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간 선거 이후 당장 관심이 가는 분야는 우리 기업에 큰 불이익을 주는 IRA의 향방이다. 공화당은 북미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을 주는 IRA가 대다수 외국 자동차 기업을 차별하는 등 불합리한 요소가 있는 데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는 점을 들어 법 제정 자체를 반대한 바 있다. 따라서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폐기나 대폭 개정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IRA 제정 과정에서 나타난 어설픈 대응이 이번에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가용한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시나리오별로 만반의 대책을 세우길 바란다. 공화당이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정당이라는 점, 민주당도 IRA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점 등의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선거 결과에 대한 북한의 반응도 관심이다. 북한은 최근 연일 도발 수위를 높이며 한반도 상황을 극단으로 몰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으나 지난달 중국 당 대회와 미국 중간선거 사이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았던 7차 핵실험은 감행하지 않고 있다. 선거 이후 미국의 움직임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실시 자체는 확정하고 타이밍만 보고 있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중간선거의 결과, 또 과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톱다운 방식의 북핵 해결에 나섰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상 등과 관련해 미국의 대북 정책이나 한반도 정세에 변화가 생길 수 있는 국면인 것만은 분명하다. 최대 동맹국인 미국의 정치 지형 변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이다. 국익을 최우선으로 외교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주길 당부한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