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심사위원회서 내달중 결정할듯…"후보군 경합보다 연임 가능성 커져"
경영평가 좋지만 '쪼개기 후원' 리스크 관건…최대주주 국민연금 선택도 주목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KT[030200]는 8일 이사회를 열어 구현모 대표를 차기 대표 선출을 위한 우선 심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KT에 따르면 구 대표는 이사회에 연임 의사를 밝혔고, KT 이사회는 구 대표에 대한 연임 우선 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2020년 취임한 구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현직 대표가 우선 심사 대상이 되면 다른 후보군은 배제된 채 현 대표의 연임 여부만 심사한다.
KT는 현직인 구 대표의 연임 적격 여부를 심사하는 대표이사 후보 심사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심사위 인적 구성은 대외비라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정관에 임기 만료 전 차기 대표 선출 절차가 시작돼야 한다고 돼 있다"고 전했다.
구 대표의 연임 여부는 다음 달 중 결정될 전망이다.
KT 내부에서는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고자 가능한 한 다음 달 안에 구 대표의 연임 가부가 결정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기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가 일단 우선심사 대상으로 선정된 만큼, 이전보다는 연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가 우선 심사 대상이 된 것은 차기 CEO 자리를 놓고 여러 후보가 경합하는 형태보다 연임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일단 경영 면에선 긍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회사의 양적인 성장과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로 표현되는 디지털 전환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부분은 연임 성공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KT의 영업이익은 구 대표 취임 직전 연도인 2019년 1조1천596억에서 지난해 1조6천718억원으로 44.2% 증가하는 등 외형적 성장을 이뤘다.
콘텐츠 부문에서 최고시청률 17.5%를 기록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대성공을 거두는 등 유·무선 통신사라는 인식이 강했던 회사를 디지털 플랫폼·콘텐츠 기업으로 체질 개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연임에 성공하려면 사법 리스크라는 관문을 넘어야 한다. 특히 경쟁자들이 이 대목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을 수 있다.
지난해 전·현직 KT 임원들은 이른바 '상품권 깡'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여야 국회의원 99명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기소됐고 일부는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았다.
그러나 당시 명의를 빌려준 혐의를 받는 구현모 대표는 벌금 1천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KT와 구 대표는 법인·단체의 정치자금 기부 행위를 처벌하는 정치자금법이 위헌이라는 취지로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서도 내놓은 상태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기준 KT 지분의 12.68%를 가지고 있는 최대 주주 국민연금의 선택도 연임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사내이사 재선임 투표를 앞두고 지난해 3월 사퇴한 박종욱 KT 전 각자대표의 경우 자진 사퇴에 앞서 국민연금이 재선임안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바 있다.
![](https://img.wowtv.co.kr/YH/2022-11-08/PYH2022110801220001300_P2.jpg)
cs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