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귀국 직후 영등포역 찾아 "내가족 탔다면 이랬겠나"

입력 2022-11-10 00:58  

원희룡, 귀국 직후 영등포역 찾아 "내가족 탔다면 이랬겠나"
심야 '철도안전대책 간담회'…잇단 철도 사고 질타
철도노조 "오봉역 사고 사과부터 하라" 항의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바로 무궁화호 탈선 사고가 일어난 영등포역으로 향해 철도 안전대책 간담회를 열었다.
철도노조는 집회를 열고, 사과 없는 간담회는 전시행정일 뿐이라며 원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원 장관은 9일 밤 10시 영등포역에서 오봉역 30대 철도 노동자 사망 사고와 무궁화호 궤도 이탈 사고의 경위를 보고 받고, 현장직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원 장관이 기업들의 수주 지원차 4박 6일 일정으로 사우디에 머물던 기간인 지난 5일과 6일 연달아 사고가 일어났다.
이달 3일 철도안전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철도 안전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이틀만이었다.
원 장관은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께도 위로의 뜻을 전한다"며 "철도안전 비상대책회의를 한 지 이틀 만에 일련의 사고가 발생해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서만 KTX·SRT·무궁화호에서 각 1건씩 철도 이탈 사고가 3건 일어났고 코레일에선 직원 4명이 작업 중 목숨을 잃었다. 나희승 코레일 사장은 올해 3월 사고 때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는데, 이후로도 산재 사망이 반복됐다.
원 장관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의 초동조사 결과 (탈선) 사고열차 도착 전 사고 지점의 분기 레일이 파손돼 있었다고 들었다"며 "선로 유지보수라는 아주 기본적 업무조차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내 가족이 탔다면 이렇게 했겠느냐"고 질타했다.
원 장관은 특별 점검과 감사를 통해 코레일을 전면 쇄신할 것이라며 "하나부터 열까지 싹 다 바꾸겠다" 강조했다.
철도노조는 간담회장 앞에서 '안전인력 충원하라', '유가족에게 사과하라', '조합원을 살려내라'는 팻말을 들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들은 "원 장관이 귀국 후 가장 먼저 가야할 곳은 오봉역 사고 유가족들이 계신 곳"이라고 외쳤다.
원 장관이 비공개회의를 마치고 나오자 노동자들이 몰려들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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