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이하' 성적 원인은 트럼프의 부실 후보 지지…트럼프 키즈 자질문제 도마
"당 미래사전에 트럼프 일가는 없다"…反트럼프 진영서 트럼프 퇴출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11·8 미국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차지하는 압승을 예상했다가 기대 이하 결과를 받아든 공화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리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NBC 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이 상하 양원 모두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나온 공화당 성적표는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공화당 내에서 책임론이 분출하면서 중간선거 승리를 차기 대선 재도전의 발판으로 삼으려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된 셈이다 .
상원 다수당은 한 달 후 실시될 민주당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과 공화당 허셜 워커 후보 간 결선투표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하원은 압승은커녕 가까스로 다수당 지위를 되찾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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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웨이브'(공화당 물결)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게 확실해지자 공화당 내에서는 그 책임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있는지를 놓고 이미 손가락질이 시작된 모양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공화당 애덤 킨징어 하원의원(일리노이주)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서 "이제 공화당 미래 사전에서 트럼프 일가를 퇴출해야 할 때라는 게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지난 8월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들의 자질 문제를 지적하며 상원 탈환이 쉽지 않다고 우려한 게 현실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 상황에 대해 어떻게 느끼느냐는 물음에 "나는 감정은 다루지 않는다. 문제는 개표를 진행한 결과가 어떤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공화당 소속 제프 던컨 조지아주 부지사는 "많은 트럼프 후보들이 거부당한 것은 이제 트럼프는 백미러에 두고, (우리는) 당과 양질의 후보와 함께 나가야 할 때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트럼프 키즈'의 자질 문제를 패인으로 거론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은 공화당의 승리에만 책임이 있을 뿐 패배에는 책임이 없다며 이번 선거는 '매우 큰 승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뉴스네이션과 인터뷰에서 "내가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면 그 공이 인정돼야 하지만, 그들이 진다고 해서 내가 비난을 받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어떤 측면에서 좀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내 개인적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매우 큰 승리"라며 "219승 16패, 이보다 더 잘한 사람이 있어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유명한 폭스뉴스에서도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수적인 정치평론가 마크 티센은 폭스뉴스에서 공화당 일부 후보들이 예상외로 약세를 보인 것은 "끔찍한 재앙이자 공화당에 대한 맹렬한 비난이고, 우리가 유권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 대한 혹독한 비판"이라고 지적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과 선거 호소력에 의문의 제기하는 평론가의 발언을 언급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간 선거의 최대 패배자로 지목받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윌 허드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위터에서 "문제는 후보자야, 바보야"라며 "미국인들은 후보자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백히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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