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충칭 등 선별적 봉쇄…'정밀 방역' 전환 가능성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상하이 봉쇄 당시 수치를 넘어섰지만, 극단적인 봉쇄가 나오지 않는 등 '정밀 방역' 전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10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중국 본토 신규 감염자는 8천824명이었다.
중국의 하루 신규 감염자가 9천 명에 육박한 것은 상하이 봉쇄 당시인 지난 4월 30일(8천256명)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중국의 '제조 허브' 광둥성이 3천7명으로 가장 많았고, 베이징을 에워싼 허난성과 중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충칭에서도 각각 1천243명, 756명이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곳곳에서 고강도 방역을 펼치지만, 상하이 봉쇄 조처가 내려진 지난 3월과 비교하면 온도 차를 보인다.
상하이 봉쇄령이 내려진 지난 3월 28일 중국 본토 감염자는 6천886명이었다. 이날 상하이 신규 감염자는 3천500명이었다.
당시 지린성 창춘과 랴오닝성 선양 등 중국 여러 곳에서도 도시가 전면 봉쇄됐는데 봉쇄 직전 한 달간 창춘과 선양의 누적 감염자는 각각 140명, 306명에 불과했다.
작년 12월 22일 도시가 전면 봉쇄된 산시성 시안의 경우도 봉쇄 전 열흘간 누적 감염자는 고작 143명이었다.
당시의 잣대라면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한 많은 도시가 봉쇄돼야 하지만, 아직 그런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광둥성 광저우는 최근 사흘 연속 2천여 명의 신규 감염자가 나왔고 이달 누적 감염자가 1만2천 명에 육박했지만, 감염자가 집중된 하이주구(區)와 리완구 2개 구만 봉쇄하고 있다.
10일 광저우가 추가로 내놓은 방역 조처는 초·중·고등학교 온라인 수업 전환뿐이었다.
폭스콘 노동자와 대학생들의 집단 탈출 사태가 발생한 허난성 정저우도 연일 1천∼2천 명의 신규 감염자가 나오지만, 지난달 말 폭스콘 공장 주변만 봉쇄해 관리하고 있다.
충칭시는 도심 2개 구를 봉쇄하고, 도심과 농촌을 오가는 것을 막았으나 나머지 도심 11개 구 내에서는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고 있다.
대도시들의 이런 대응을 두고 중국 방역 당국이 최근 강조한 '통제를 최소화하는 정밀 방역'이 점차 정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변화는 최근 유행하는 오미크론 변이가 전파성은 강하나 치명률이 낮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 봉쇄 당시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하루 수십 명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감염자 사망 사례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
아울러 3년째 유지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경기가 침체해 취업난이 가중하면서 중국인들의 불만이 커지는 데다, 글로벌 투자금이 이탈하는 조짐을 보이는 것이 '출구 전략'을 찾게 만드는 이유로 꼽힌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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