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 첫 대면회담 즈음해 개최…中의 개도국 부채 문제도 압박할 듯
"가격상한제 덕분에 인도 등 할인가에 러 원유 구매 가능하게 돼 기뻐"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김동현 특파원 =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이강 총재와 대면 회담을 한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옐런 장관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양측이 글로벌 경제 및 중국의 부동산 시장 상황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재정 정책을 책임지는 옐런 장관은 지금껏 류허 중국 경제 담당 부총리와 3차례에 걸쳐 화상 회담을 했지만, 중국 최고위급 당국자와의 대면 회담은 처음이다.
특히 이번 회담은 오는 1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첫 대면 회담이 예고된 가운데 열린다.
미중 정상 간 경제 의제 관련 내용을 사전에 조율하거나 사후 논의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옐런 장관과 이 총재 간 회담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옐런 장관은 "이 총재와 만나 다양한 이슈, 특히 글로벌 경제 상황에 관해 얘기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플레이션과 침체의 늪으로 빠져드는 전 세계 경제 악화 속에서 세계 2강(G2)인 미중 경제 최고위급 인사가 관련 논의를 하는 셈이다.
옐런 장관은 또 저소득 개발도상국의 부채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에 상당한 부채를 안고 있는 적지않은 개도국들의 양자 부채를 조정하는 데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옐런 장관은 "중국의 부동산 부문에 대해 더 좀 더 많이 알고 싶다"며 "미국 상황에 대해서도 그에게 업데이트해 주려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인한 경기 악화 부담 속에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자금난에 빠져 있다. 이는 곧 중국 지방 정부 등에 대한 자금 압박으로 이어지면서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이미 헝다(에버그란데) 등 건설사들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에 부닥쳐 있다.
옐런 장관은 또 인도가 서방 국가의 보험, 금융, 해상운송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한 러시아산 원유를 주요 7개국(G7)이 정한 상한보다 비싼 가격에 사도 미국은 흡족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격 상한제 덕분에 인도와 중국 등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구매국이 러시아에 가격 인하를 요구할 협상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산 원유는 할인가에 판매될 것이며 우리는 인도나 아프리카, 중국이 그 할인 혜택을 누리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G7과 유럽연합(EU) 등은 가격 상한제를 따르지 않는 국가에는 원유 수입에 필요한 보험, 금융, 해상운송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로 하면서 러시아산 원유를 상한제보다 비싼 가격에 수입할 길을 사실상 차단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원유를 예전보다 낮은 가격에 팔 수밖에 없게 되면서 상한제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인도 등 다수 국가가 이전보다 낮은 가격을 지불하게 돼 러시아의 수입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미국의 판단이다.
G7 국가와 호주는 다음달 5일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구체적인 가격 상한을 협의 중이지만,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은 지난 8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구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옐런 장관은 10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7%로 시장 전망치를 밑돌면서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찍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게 전환점인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온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난 하나의 지표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이건 하나의 지표일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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