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과 대좌 앞두고 상원 승리한 바이든…"국제무대 입지강화"

입력 2022-11-14 03:51  

시진핑과 대좌 앞두고 상원 승리한 바이든…"국제무대 입지강화"
'중국 뒷마당'서 낭보…아세안·한일과 연쇄회담하며 對中 압박
바이든 "더 강해져서 회담 들어간다"…회담서 북핵대응 조율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최근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 수성에 성공하면서 해외 순방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외정책도 크게 힘을 받는 모습이다.
중국의 뒷마당으로도 불리는 동남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대면 회담 직전에 낭보가 전해지면서 미국이 유일한 전략적 경쟁자로 지목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 강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제기할 것으로 예측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오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네바다주 승리로 상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게 된 것에 대해 "모든 후보가 우리가 해온 일을 토대로 선거운동을 했다"면서 "그래서 기분이 좋고 (다음 대선 전까지) 향후 2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14일 시 주석과의 회담을 앞두고 상원 선거 승리로 더 강해졌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 "내가 더 강해져서 (회담에) 들어간다는 것을 알지만, 나는 그게 필요하지는 않다"면서도 "나는 시 주석과 세계 어떤 정상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시 주석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중간선거에서 정치적 기반이 강화되면서 대내외 정책을 힘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8일 개최된 중간선거에서는 애초 공화당이 하원은 물론 상원까지 이기는 '레드 웨이브(공화당 바람)'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개표 결과 이례적으로 집권당인 민주당이 승리에 가까운 성과를 거뒀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에 대사 인준, 조약 비준 등 대외 정책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상원에서 민주당의 승리가 확정되면서 순방지에서의 위상부터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순방 기간에 밝힌 대외 공약에 더 힘이 실리면서 외교적인 모멘텀이 만들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차 캄보디아 프놈펜에 체류하던 바이든 대통령은 양자 및 다자 회의에서 각국 정상으로부터 '선거 승리'에 대한 축하를 받았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인도네시아 G20 정상회의 참석차 발리로 이동하는 기내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회의장에서 각국 정상들이 민주당이 상원을 계속 통제할 것 같다는 뉴스가 나오자 다양한 발언을 했다"면서 "민주주의가 아닌 국가의 정상까지 포함해 각국 지도자들이 미국 정치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선거 결과가 바이든 정부의 대외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말에는 "이틀간 (회의) 기간에 부상한 주제 중 하나는 미국 민주주의 힘 및 이번 선거가 미국 민주주의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면서 "오늘 생생하게 드러난 대로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 결과가 국제무대에서 강한 입지를 만든다고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입지 강화는 시기적으로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외교적 의미가 더 크다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이 아세안 국가들이 참여하는 EAS에서 중국과 책임 있게 경쟁하겠다고 밝히고 한국, 일본과 양자·3자 회의를 잇달아 개최하는 등 첫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중국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시점에 상원 선거 승리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각에선 비록 하원에서 다수당을 빼앗겼지만 상원에서 민주당이 승리함으로써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출마 불가론'에 쐐기를 박고 재선 도전에 나설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이 3연임을 확정하고 권력기반을 공고히 한 상태에서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패배해 재선도전이 불투명하고, 선거책임론에 휘둘리는 가운데 회담에 나섰다면 미중 정상회담 회의장의 분위기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조성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이유로 중간선거로 힘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경제, 지역 및 국제 안보, 인권, 대만 문제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시 주석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핵실험 도발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11일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도록 건설적인 역할을 하지 않으면 동북아시아 역내에 미군의 군사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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