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세계 3대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사태가 불러온 유동성 위기가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미국 국채와 회사채 등 전통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14일 보고서를 통해 "유동성 위기가 번져 스테이블 코인이 지급준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에 대한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경우 기존 금융에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코인의 가치가 특정 통화나 상품에 고정되도록 설계된 코인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달러와 연동된 테더의 USDT, 서클의 USDC 등이 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USDT는 13일 오후 기준 시가총액이 약 680억 달러로, 스테이블 코인 중 시총 1위이자 전체 암호화폐 중에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이은 3위를 차지한다.
김 연구원은 "USDT는 FTX 파산 이후 달러와 디페깅(고정이 깨지는 것)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USDT는 지난 10일 0.98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이날까지 1달러 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스테이블 코인 대부분의 준비금이 미 국채와 기업어음(CP) 등으로 구성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스테이블 코인의 움직임을 지속해서 관찰할 필요가 있다"며 "전체 스테이블 코인 규모는 1천450억 달러로 전통금융시장 규모에 비해서는 작아 리스크가 높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일부 대출채권 및 회사채가 있는 만큼 유의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연구원은 이번 사태의 후폭풍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 하락세와 시장 전반의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거래소들은 정기적으로 외부 감사를 받고 해당 내용을 공시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을 것"이라면서도 FTX와 같이 개발사와 운영 주체가 동일한 중앙화 거래소(CEX) 점유율에 큰 변동이 생기며 산업이 재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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