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기반 변화…다변화 중요하나 中배제는 해답 아냐"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무역 다변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럽연합(EU)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협력 강화를 촉구했다. 미국이 추진 중인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1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숄츠 총리는 이날 기업지도자 회의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EU와 아세안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EU가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와 진행 중인 무역 협상이 빠르게 진전되기를 희망한다며 그 외 새로운 협상에 대해서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숄츠 총리는 "지정학적 기반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느끼고 있기 때문에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3~4일 중국을 방문한 숄츠 총리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베트남과 싱가포르를 연이어 찾았다.
숄츠 총리가 대규모 기업대표단과 함께 동남아를 방문한 것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무역을 다변화하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맞서 에너지 공급을 줄이면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까지 천연가스 수입량의 55%를 러시아에서 충당할 정도로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에 중국과의 무역 관계에 대한 잠재적인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다만 숄츠 총리는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과의 디커플링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그는 "특정 원자재나 기술 등에 대한 일방적인 의존을 줄이는 것은 독일의 국가 안보에 중요하지만 디커플링이 해답은 아니다"라며 "또 다른 무역 장벽이 들어서는 세계는 더 나은 곳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반도체 등 첨단 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디커플링을 추진 중이다. 숄츠 총리는 중국 방문과 디커플링 반대 의견 피력으로 '친중'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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