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반정부 시위 탄압' 이란 추가제재…내무장관·국영TV 포함

입력 2022-11-15 00:43   수정 2022-11-15 14:05

EU, '반정부 시위 탄압' 이란 추가제재…내무장관·국영TV 포함
이란 당국자 29명·정부기관 3곳 추가…영국도 24명 자산동결 발표



(런던·브뤼셀=연합뉴스) 최윤정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히잡 의문사 항의 시위' 진압에 연루된 이란 고위 당국자들과 관련 기관에 대한 추가 제재 방침을 확정했다.
EU 외교이사회는 이란 반정부 시위에 대한 무차별 탄압에 연루된 이란인 29명과 기관 3곳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인사 및 기관들에 대한 EU 내 여행 금지 및 자산 동결 조처가 이뤄진다.
앞서 지난달 중순 시위 진압에 관여한 장성 등 11명과 정부 기관 4곳에 대한 제재에 이어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특히 이날 제재 명단에 추가된 29명 중에는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내무장관도 포함됐다.
바히디 장관이 일종의 치안기관인 법집행군(Law Enforcement Forces·LEF)을 책임지고 있는 인사로, LEF가 어린이들을 포함해 시위 참여자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EU는 지적했다.
또 바히디 장관 자신도 시위 참가자에 대한 강경 대응을 공개적으로 옹호했다며 심각한 인권 침해에 책임이 있다고 제재 이유를 설명했다.
EU는 이와 함께 LEF와 이란 혁명수비대(IRGC) 소속 인사들과 육군 사령관, 사이버경찰 수장 등도 무더기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제재 명단에 오른 기관 3곳 중에는 이란 국영TV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EU는 이란 국영TV가 시위 과정에서 구금된 이들의 '강제 자백'을 방영했다고 지적했다.
EU는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폭력적 진압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란이 시위 사망자 및 체포자 수를 명확히 공개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을 묻고, 모든 구금자에게 적법 절차를 제공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영국도 이날 이란 정부의 폭력적 시위 진압에 맞서서 이란 정부 관계자 24명의 자산을 동결하고 여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제임스 클리버리 외무장관은 "이번 제재는 인권 침해에 책임이 있는 이란 정부 관료들을 겨냥한 것"이라며 "국제사회 파트너들과 함께 이란 정부에 폭력적 시위 진압을 중단하고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냈다"라고 말했다.
이번 제재 대상자 일부는 표현의 자유와 평화로운 집회를 막기 위해 메신저와 SNS 서비스를 포함해 인터넷을 차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는 앞서 지난 9월 13일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달 16일 숨졌다.
이 사건은 이란 내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고, 현재까지 미성년자 46명을 포함해 318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전했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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