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총회 결의안에 '손실과 피해'…선진국 책임 구체화하나(종합)
기금조성 방식·1.5도 목표 둘러싸고 진통 지속
회원국, 미중 기후대응 협력 방침에 '안도의 한숨'
(카이로·서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유한주 기자 = 유엔이 기후변화에 따른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보상을 위한 기금 조성 추진을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 결의문 초안에 담았다고 로이터·AFP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손실과 피해' 신규 기금 조성은 기후 재앙의 피해를 보는 개발도상국의 이번 총회 최대 요구 사항으로, 올해 사상 처음으로 정식 의제로 채택됐다.
'손실과 피해'는 기후 변화에 따른 경제적, 비경제적 손실을 뜻하는 말이다. 해수면 상승, 홍수, 가뭄 등에 의한 인명 피해나 이재민 발생, 시설 파괴, 농작물 피해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같은 피해는 주로 개도국에서 발생하지만 기후 변화에 대한 책임은 화석 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선진국에 있는 만큼 선진국이 기금을 통해 개도국에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 개도국 측 주장이다.
이번 초안에는 '손실과 피해' 대응을 위한 기금 조성 추진 이슈와 관련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산하 목적성 신규 기금 조성을 비롯한 여러 가지 옵션이 포함됐다.
부채 경감, 다국적 개발 은행과 국제 금융기관의 개혁, 인도주의적 지원, 자금조달원 혁신 등도 초안에 포함됐다.
초안에는 또 '손실과 피해' 기금 조성 추진 논의를 앞으로 2년 더 진행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COP27에서는 해당 기금 조성과 관련된 선진국과 개도국 간 의견 차이가 확연한 상황이다.
우선 개도국 측은 '손실과 피해' 대응을 위한 별도의 자금 조달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개도국이 갈수록 심화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우려면 자금 수조 달러가 투입돼야 한다고 AFP는 설명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기후변화에 책임이 큰 선진국은 별도 기구 설립에 반대하며 기존의 자금원을 사용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손실과 피해' 보상 자체가 사실상 기후변화에 대한 무한 책임을 시사하는 개념인 만큼 선진국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개도국은 이번 총회에서 선진국이 개도국을 위해 연간 1천억 달러(약 132조 원)의 기후변화 재원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도 촉구하고 있다.
G7과 유럽연합 등 선진국은 2009년 코펜하겐 합의에서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 공여금 규모를 연간 1천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는 여러 번 재확인됐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상황 속 이날 COP27에서는 우선 약 2억 달러(약 2천600억) 규모의 초기 자금을 통해 기후변화로 피해를 본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계획이 수립됐다.
이번 총회에서는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전보다 섭씨 1.5도로 제한하자는 목표도 이번 총회에서 좀처럼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는 2015년 파리 기후협약에서 채택된 사항으로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서도 재확인됐으나 올해 총회에서는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이번 총회에서 스위스는 한국과 멕시코 등 6개국을 대표해 COP27 의제로 1.5도 목표를 강화하는 항목을 도입할 것을 제한했고 여러 선진국도 이에 동의했다.
지구 온도 상승 폭이 1.5도를 넘어가면 인류에게 위기가 닥칠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 입장이다.
하지만 해당 목표에 회의적인 대표적 국가는 중국과 인도로, 이들은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자는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파리 기후협약에서 체결된 구속력 있는 목표는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전보다 1.5도가 아니라 2도 미만으로 제한하는 것이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COP27에 참여한 중국 대표 측이 1.5도 목표와 관련해 "합의된 사항이 없다"고 일축했다고 AFP는 덧붙였다.
AFP 통신에 따르면 COP27 참가국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미국과 중국 양국의 협력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 대면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건설적 노력과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앞서 중국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기후변화 등 8개 분야에 대한 미중 대화를 중단한 바 있다.
아니 다스굽타 세계자원연구소장은 미중 양국의 해당 합의에 세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말했다.
COP27 당사국들은 이번에 마련된 초안을 두고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초안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으며 최종 채택 여부는 총회 종료 시점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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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조성 방식·1.5도 목표 둘러싸고 진통 지속
회원국, 미중 기후대응 협력 방침에 '안도의 한숨'
(카이로·서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유한주 기자 = 유엔이 기후변화에 따른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보상을 위한 기금 조성 추진을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 결의문 초안에 담았다고 로이터·AFP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손실과 피해' 신규 기금 조성은 기후 재앙의 피해를 보는 개발도상국의 이번 총회 최대 요구 사항으로, 올해 사상 처음으로 정식 의제로 채택됐다.
'손실과 피해'는 기후 변화에 따른 경제적, 비경제적 손실을 뜻하는 말이다. 해수면 상승, 홍수, 가뭄 등에 의한 인명 피해나 이재민 발생, 시설 파괴, 농작물 피해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같은 피해는 주로 개도국에서 발생하지만 기후 변화에 대한 책임은 화석 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선진국에 있는 만큼 선진국이 기금을 통해 개도국에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 개도국 측 주장이다.
이번 초안에는 '손실과 피해' 대응을 위한 기금 조성 추진 이슈와 관련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산하 목적성 신규 기금 조성을 비롯한 여러 가지 옵션이 포함됐다.
부채 경감, 다국적 개발 은행과 국제 금융기관의 개혁, 인도주의적 지원, 자금조달원 혁신 등도 초안에 포함됐다.
초안에는 또 '손실과 피해' 기금 조성 추진 논의를 앞으로 2년 더 진행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COP27에서는 해당 기금 조성과 관련된 선진국과 개도국 간 의견 차이가 확연한 상황이다.
우선 개도국 측은 '손실과 피해' 대응을 위한 별도의 자금 조달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개도국이 갈수록 심화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우려면 자금 수조 달러가 투입돼야 한다고 AFP는 설명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기후변화에 책임이 큰 선진국은 별도 기구 설립에 반대하며 기존의 자금원을 사용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손실과 피해' 보상 자체가 사실상 기후변화에 대한 무한 책임을 시사하는 개념인 만큼 선진국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개도국은 이번 총회에서 선진국이 개도국을 위해 연간 1천억 달러(약 132조 원)의 기후변화 재원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도 촉구하고 있다.
G7과 유럽연합 등 선진국은 2009년 코펜하겐 합의에서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 공여금 규모를 연간 1천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는 여러 번 재확인됐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상황 속 이날 COP27에서는 우선 약 2억 달러(약 2천600억) 규모의 초기 자금을 통해 기후변화로 피해를 본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계획이 수립됐다.
이번 총회에서는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전보다 섭씨 1.5도로 제한하자는 목표도 이번 총회에서 좀처럼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는 2015년 파리 기후협약에서 채택된 사항으로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서도 재확인됐으나 올해 총회에서는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이번 총회에서 스위스는 한국과 멕시코 등 6개국을 대표해 COP27 의제로 1.5도 목표를 강화하는 항목을 도입할 것을 제한했고 여러 선진국도 이에 동의했다.
지구 온도 상승 폭이 1.5도를 넘어가면 인류에게 위기가 닥칠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 입장이다.
하지만 해당 목표에 회의적인 대표적 국가는 중국과 인도로, 이들은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자는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파리 기후협약에서 체결된 구속력 있는 목표는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전보다 1.5도가 아니라 2도 미만으로 제한하는 것이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COP27에 참여한 중국 대표 측이 1.5도 목표와 관련해 "합의된 사항이 없다"고 일축했다고 AFP는 덧붙였다.
AFP 통신에 따르면 COP27 참가국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미국과 중국 양국의 협력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 대면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건설적 노력과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앞서 중국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기후변화 등 8개 분야에 대한 미중 대화를 중단한 바 있다.
아니 다스굽타 세계자원연구소장은 미중 양국의 해당 합의에 세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말했다.
COP27 당사국들은 이번에 마련된 초안을 두고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초안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으며 최종 채택 여부는 총회 종료 시점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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