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 한반도 문제 원인 직시…북한의 합리적 우려 해결 강조"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의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미중 정상의 첫 대면회담이 끝난 뒤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소개했다.
왕 부장은 북핵 문제와 관련한 양국 정상의 회담 내용을 묻는 말에 "시 주석은 중국의 기존 입장을 서술했다"고 말한 뒤 "한반도 문제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직시하고 각측의 우려, 특히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를 균형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왕 부장이 소개한 시 주석의 발언은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수준이지만, 전날 중국 측 회담 결과 발표문에 '북핵', '북한', '한반도' 등의 단어조차 일절 거론되지 않은 점과는 차이를 보인다.
중국은 최근 계속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한반도 정세의 맥락과 근원은 분명하다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추가 제재 및 비판 결의를 무산시켰다.
특히 한미가 한반도 주변에서 연합훈련을 한 점을 거론하며 "한반도 정세를 현 상황에 이르게 한 주요 문제점은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에 응당 있어야 할 대응이 없었다는 점"이라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시 주석의 발언은 미중 신냉전 속에서 북한을 감싸는 행보를 보이면서도 미국을 직접적으로 겨냥하지 않으면서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왕 부장은 또 이날 정상회담이 의사소통과 갈등 방지 등 목표를 달성했다며 높이 평가했다.
그는 "양국 정상은 중미관계, 세계평화 발전과 전망에 대한 중요한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심층적이며 건설적이고 전략적인 소통을 했다"며 "이번 회담은 깊이 있는 소통, 명확한 의도, 분명한 레드라인, 충돌 방지, 방향 제시, 협력 검토 등 당초 목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정상은 중미관계가 하락을 멈추고 안정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했고 소통과 교류를 강화하고 실무협력을 추진하자는 데 동의했다"며 "이는 향후 중미관계의 발전을 위한 방향을 명확히 했으며 양국관계가 점차 건전하고 안정적인 정상 궤도로 돌아오도록 추진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소개했다.
왕 부장은 "양국 정상은 일상적인 관계를 유지하기로 합의했고, 외교안보팀에 전략적 소통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라고 했다"며 "미국은 블링컨 장관이 가능한 한 빨리 중국을 방문해 회담의 후속 조치를 이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고 중국은 이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국 금융과 경제무역팀도 거시경제 정책과 경제·무역 등 문제를 둘러 협상과 조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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