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사태 당시 트럼프 언사 놓고 "신중하지 못해, 분노 느꼈다"
"가족과 함께 기도하며 고민하고 있다"…차기 도전 시사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재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는 계획하는 것을 두고 그의 '2인자'로서 백악관에서 합을 맞췄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일침을 날렸다.
이번 11·8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기대 이하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당내 '트럼프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향후 차기 구도가 재편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펜스 전 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미 ABC 방송 인터뷰에서 2년 뒤 대선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후보로 나서야 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인들에게 달린 결정이지만, 우리는 미래에 더 나은 선택지들이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이 나라의 국민들은 정치 영역을 벗어나면 함께 잘 지낸다"며 "사람들이 이제 정치 지도자에게서도 그런 똑같은 면을, 그런 동정심과 관대함을 발견하고 싶어하는만큼 더 나은 선택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자신의 대선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가족과 함께 기도하며 고민하고 있다"고 답변, 여지를 뒀다.
당내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을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는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답할 것이고, 우리는 그저 그 시험을 받을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 뿐"이라고 답했다.
공화당의 대선 잠룡 중 하나인 펜스 전 부통령은 2020년 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조 바이든 현 대통령에게 패배할 당시 선거 결과에 불복하며 무력시위에 나선 지지층의 '1·6 의사당 난입사태'를 기점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갈라섰다.
펜스 전 부통령은 당시 행정부의 일원으로서 1·6 사태를 막아내기 위한 조치에 왜 좀더 일찍 나서지 못했느냐는 지적을 받자 "그날 대통령이 뭘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자신은 의사당 안에 있었고, 백악관에 있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날 시위대의 의사당 행진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불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 절대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시위가 격화한 이후에도 트위터로 평화적 시위를 당부하면서도 곧바로 해산을 요청하지 않아 사실상 폭력행위에 기름을 부었던 것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졌다.
펜스 전 부통령은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언사를 겨냥해 "대통령의 발언은 신중하지 못했다"며 "그가 문제의 일부가 되기로 결정한 것이 분명했다"고 꼬집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의사당에서 폭력행위가 확산한 것을 지켜보며 "두렵지는 않았다"며 "내가 목격한 것으로 인해 내면에 분노가 가득 차올랐다"고 회상했다.
그는 현장에서 시위대를 향해 "여러분은 이기지 못했다. 폭력은 결코 승리하지 못한다. 자유가 승리한다"고 강하게 비판한 뒤 "다시 일을 시작하자"고 말해 박수를 받은 바 있다.
펜스 전 부통령은 당시 비밀경호국(SS)이 대피를 위해 차량을 준비했지만 탑승하지 않았다면서 "부통령의 자동차 행렬이 의사당에서 속도를 내며 빠져나가는 모습을 시위대에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며 "그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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