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로코 6·25 참전용사 첫 확인 정기용 대사

입력 2022-11-16 09:00  

[인터뷰] 모로코 6·25 참전용사 첫 확인 정기용 대사
"묻혀 있던 역사 확인 더 연구하고, 참전용사엔 감사표시 해야"
"참전용사 존재, 양국 관계 격상의 소재 되길"


(라바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6·25 전쟁에 참전 용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정기용 주모로코 대사는 15일(현지시간) "묻혀 있던 역사의 기록들을 확인한 만큼 더 연구해서 의미를 찾고 참전용사들에게는 감사 표시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롭게 확인된 참전 용사의 존재가 한국과 모로코의 관계를 격상시키는 소재로 쓰였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다음은 정 대사와 일문일답.

-- 모로코 참전용사 공식 확인의 의미는.
▲ 과거 프랑스가 경영했던 식민지의 청년들은 프랑스가 관여했던 모든 전쟁에 참전했다. 그중 모로코의 경우 1차, 2차 세계 대전은 물론 베트남전에도 참전했다는 것이 역사에 기록되어 있었으나 한국전쟁 참전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 6·25 참전 당시 모로코는 프랑스의 보호령이었는데 자발적인 참전으로 볼 수 있나.
▲ 모로코 군인들의 참전은 식민지배에 의한 강제 동원이 아니라 모로코 국왕의 명에 따른 동맹국의 자유 수호를 위한 희생이었다는 건 프랑스 정부와 모로코 정부 모두 인정하고 있다.
-- 모로코 참전용사를 확인했지만, 이들에 대한 정보가 너무 빈약하다. 추가 정보 확인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
▲ 참전 당시 보호령이었던 모로코에서는 관련 기록을 거의 찾을 수가 없다. 지금까지 확인 작업도 현지 프랑스 대사관을 통해 프랑스군 자료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사실 이들에 대한 자료는 프랑스군이나 유엔군이 갖고 있을 텐데 그런 자료들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이를 위해 참전용사 확인 작업을 조금 더 공식화해 정부 채널을 통해 자료 확인을 요청하고 역사가들도 참여해 공동작업을 하는 게 어떨까 싶다.
-- 새로 확인된 모로코 참전용사를 위해 어떤 일을 하게 되나.
▲전쟁기념관에 가면 6·25 전쟁 때 우리를 도왔던 50여 개국에 대한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에게 감사 표시를 하고 있다. 모로코 참전용사들의 희생도 절대 헛되지 않은 만큼 그들에게도 그런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 모로코가 공식 참전국이 될 여지가 있나.
▲최근 미군의 일원으로 참전했던 멕시코 참전용사들을 대거 확인했는데, 우리는 그들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하는 조처를 해왔다. 모로코의 경우 참전용사 수가 멕시코에 비해 적지만 그런 작업을 할 수는 있을 것 같다.
-- 참전용사 존재 확인이 모로코와 관계에 어떤 영향 미칠 것으로 기대하나.
▲ 한국과 모로코는 수교 60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또 모로코는 아프리카에서 우리의 상주 공관이 처음 마련된 곳이다. 하지만 양국이 지리적으로 멀고 경제적 이해관계도 적어서 전략적 관계 맺기가 쉽지 않았다. 접점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참전용사를 통해 그 접점의 중요한 요소를 찾았다고 본다. 개인적인 소망은 참전용사 확인이 양국 관계 격상의 소재가 되기를 바란다.
-- 아프리카의 다른 나라에서도 프랑스군을 통해 6·25 전쟁에 참전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 알제리, 튀니지, 세네갈 등 직할령 식민지였던 나라들은 프랑스와 관계가 참 복잡하다. 따라서 이들 국가에서 일괄적으로 참전 용사 확인이 시작되려면 양자, 삼자적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 어쨌든 모로코의 사례가 그런 움직임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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