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대에도 전쟁 규탄 선언…"다른 견해 있다" 첨언하기도
"세계 경제, 전대미문의 다차원적 위기"…통화 긴축 스필오버·과도한 환율 변동 피하기로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이틀간 정상회의를 마무리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규탄하는 내용의 공동 선언을 채택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G20 정상들은 선언문에서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상황에 대해 다른 견해와 다른 평가도 있다"라고 첨언했다.
서방을 중심으로 공동선언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는 내용을 넣으려 했지만,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과 인도 등이 이를 반대하면서 공동선언이 채택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의장인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전 세계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세계 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결과를 제공해야 한다"며 공동선언을 채택하도록 정상들을 압박했다.
그 결과 '대부분 회원국'이라는 제한적인 표현이 들어가는 절충안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규탄하는 내용의 공동 선언이 나올 수 있었다.
러시아가 원했던 '특별군사작전'이라는 표현 대신 '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핵무기 사용이나 위협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이는 최근 러시아의 핵 위협과 함께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 가능성을 경고하는 차원에서 반영된 문구로 해석된다.
식량 위기와 관련해서는 세계 식량 안보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식량 수출을 허용하는 흑해 곡물 협정의 연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담았다. G20 정상들은 세계 경제가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물가 급등에 이르기까지 '전대미문의 다차원적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 신흥국은 막대한 자본유출 가능성을 우려하게 된다며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서 부정적인 파급효과(스필오버)를 제한할 필요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환율 변동 폭이 컸다는 점을 인식하며 과도한 환율 변동성을 피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G20 정상들은 또 물가 상승에 취약한 저소득 가구에 대해 '일시적이고 선별적인' 재정 지출이 요구된다며 이들의 구매력을 보장하고 상품 가격 상승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도 취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기후 변화와 관련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자는 2015년 파리 기후협약 목표를 재확인하며 "우리는 이를 위해 모든 국가의 의미 있고 효과적인 조치와 약속이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며 "석탄 발전소의 단계적 폐지를 위한 노력을 가속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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