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간 1위 지킨 명문…"오류 탓에 순위 시스템 신뢰 못 해"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 로스쿨 중에서 최고의 명문으로 꼽히는 예일대 로스쿨이 순위 평가를 거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예일대 로스쿨이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가 발표하는 미국 대학 순위 평가를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히더 거킨 예일대 로스쿨 학장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의 순위 시스템은 근본적인 오류가 있다"고 설명했다.
거킨 학장에 따르면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장학금 비율이 높거나, 공공분야에서 봉사하는 졸업생이 많은 학교는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의 순위에서 감점을 받게 된다.
저소득층 학생이 아닌 로스쿨 입학에 필요한 LSAT 점수가 높은 우수 학생에게 장학금을 줘야 순위가 올라가고, 졸업생이 월급이 적은 공공분야에서 봉사하는 것보다 보수가 높은 민간 기업에 취직해야 로스쿨이 가산점을 받게 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예일대 로스쿨이 1990년부터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의 로스쿨 평가에서 꾸준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학교라는 점이다.
이 같은 명문 로스쿨이 보이콧을 결정한 만큼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의 순위평가를 거부하는 학교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는 공공기관이 아니지만 매년 대학 순위를 평가하고 발표하기 때문에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의 순위 시스템에 대한 비판은 꾸준하게 제기됐다.
올해 초에는 컬럼비아대의 한 교수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에 제출한 강의와 교수 관련 일부 통계가 부정확하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결국 컬럼비아대 순위가 2위에서 18위로 급하락했다.
최초 의혹을 제기한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번 사태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의 대학 평가가 조잡하고 의미도 없다는 것"이라며 "한 대학이 1년 만에 2위에서 18위로 떨어졌다면, 이는 전체 순위 시스템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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