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 회장, 네덜란드 총리·ASML CEO와 차담회
스페인 총리,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찾아 협력 논의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반도체 공급망이 글로벌 핵심 이슈로 떠오르면서 한국을 찾은 전 세계 정상급 인사들이 K-반도체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의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양국 반도체 기업인과 차담회에 배석했다.
차담회에는 양국 정상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반도체 분야 협력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ASML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업체다. 노광 공정이란 미세하고 복잡한 전자회로를 반도체 웨이퍼에 그려 넣는 기술로, EUV 노광장비를 활용하면 짧은 파장으로 세밀하게 회로를 그릴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SML의 고객사로,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EUV 노광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베닝크 CEO는 전날 경기도 화성에서 열린 반도체 클러스터 '뉴 캠퍼스' 기공식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ASML이 2천400억원을 들여 2024년 말 완공 예정인 뉴 캠퍼스에는 EUV 노광장비와 관련한 부품 등의 재(再)제조센터와 첨단기술을 전수하기 위한 트레이닝 센터, 체험관 등이 들어선다.
화성 뉴 캠퍼스 조성을 통해 ASML과 국내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이 더 긴밀해지고, 첨단장비 관련 소재·부품 공급망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평가된다.
또 이날 오전엔 방한 중인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아 1시간가량 반도체 1라인(P1)을 둘러봤다.
스페인 총리가 한국 내 삼성전자 사업장을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에서는 DS(반도체) 부문 경계현 대표이사와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총리 일행을 맞아 함께 라인을 둘러보고 환담을 했다.
최근 반도체 공급망 강화가 글로벌 핵심 이슈로 떠오르면서 평택캠퍼스에는 외국 정상급 인사들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지난 5일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올해 5월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방문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반 3나노 반도체 웨이퍼에 함께 서명을 남기며 '반도체 동맹'을 강조했다.
kih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