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 기자간담회…"임대는 정부 지원 필요, 230조 자산 활용방안 점검"
"조직 칸막이 없애고 직원 변해야…국민 원하는대로 사업 전환할 것"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한준 사장이 3기 신도시의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건설·매각이 가능한 가처분 면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2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재무건전성 이행 요구와 부채 비율 감축이라는 어려움 속에 예년에 비해 LH의 공공주택 공급물량은 2배 가량 늘어 어려움이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 사장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고, 이렇게 되면 결국 서민들의 내집마련이 어려워진다"며 "3기 신도시의 가처분 면적이 45% 정도인데, 이를 더 늘리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LH 본연의 역할 중 하나는 주택 공급가격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주택 270만호 공급 등으로 LH 공급물량이 늘었는데 재정 여건은 녹록지 않다"며 "단계적인 자금조달을 위해 사업 구조조정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가장 사업비 규모가 큰 토지보상에 대해선 대토보상(보상비로 현금 대신 토지를 제공)을 최대한 늘리고, 신도시의 과다한 상업업무시설을 민간에 매각 가능하도록 해 주거 시설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면 주택 공급을 추가로 늘리고, 토지 조성원가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공공분양 주택에 대해서는 지주공동 사업을 장려해 민간의 자금을 끌어들이고 10년 공공임대는 입주민 의지에 따라 중간에 분양전환을 추진해 민간의 자본을 활용할 것"이라며 "조성원가를 낮춰 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사업의 다변화를 내부 직원들과 고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LH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230조원 규모의 자산이 실효성있게 활용되는지 여부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LH가 과거 공동주택을 짓기 위해 용인 경찰대·법무연수원 부지를 5천200억원에 매입했는데 시와 갈등으로 수년간 사업이 멈추면서 금융비용이 2천억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안다"며 "이런 자산이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지 점검중이며 앞으로 적극적인 활용방안, 매각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LH 부채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매각을 추진중인 분당 오리 사옥과 관련해서도 "매각이 계속해서 지연될 경우 성남시와 협의해 주택건설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찾아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LH 구조개혁과 관련해선 '변화'를 주문했다.
이 사장은 "LH 역시 여타 공기업과 마찬가지로 칸막이가 심하고, 자기 조직만을 위한 생활에 익숙했던 것 같다"며 "칸막이를 걷어내고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사장 부임후 가장 먼저하고 싶은 것은 정책 목표의 달성을 위해 LH 직원 스스로 일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해주는 것"이라며 "LH가 다시 거듭날 수 있도록 국민에게 다가가 섬기는 자세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공공주택에 대해 평형이 너무 좁다거나, 입지가 떨어지는 등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과거 공급 물량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LH의 모든 사업을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LH가 대한민국에서 주택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집단인데, 그 브랜드를 기피하는 일이 없도록 고품질 전환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집값 하락 시기에 정부의 주택 270만호 공급으로 공급 과잉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기 하향 곡선에서 LH마저 주택공급을 손놓는다면 경기 상승기에 마중물 역할도 하지 못할 것"이라며 "민간 건설이 위축될 때를 고려해 LH가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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