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中·美러 관계악화를 무기개발 기회로 인식…협상에 관심 없어"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한 배경에는 미국의 핵우산 제공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신뢰를 약화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23일(현지시간)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잇단 ICBM 발사 의도에 대해 "북한은 일본과 한국인들의 마음에 미국이 역내 동맹에 약속한 확장억제의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을 심고 싶어한다"고 진단했다.
즉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과시함으로써 미국이 과연 본토를 공격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한국과 일본에 확장억제를 제공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갖도록 해 한미·미일 동맹을 흔들려는 것이라는 분석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차 석좌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문제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가 과거와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를 지지하지 않을 것임을 알기 때문에 지금을 미사일을 시험할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미중, 미러 관계가 순탄하지 않을 때마다 중국과 러시아와 밀착할 기회로 본다"면서 "북한은 미중관계가 좋을 때는 두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뒤통수를 치는 거래를 하지 않을까 늘 두려워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의 무기 개발을 막는 게 쉽지 않다고도 판단했다.
그는 "(한미 등의) 연합훈련 확대가 방어와 억지를 위해 중요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시험과 발사를 중단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봤을 때 북한은 미국과 어떤 협상을 할 때만 시험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행히도 북한은 협상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과 협상하고 대화를 이어가려고 여러 차례 접촉했지만, 북한은 그냥 응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올해 무기 개발과 미사일 시험발사에 정점을 찍는 의미로 7차 핵실험까지 할 것 같다며 그 시기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심만 남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중국은 여러 차원에서 북한 문제와 거리를 두고 있다"며 "중국은 '이건 기본적으로 너희(미국) 문제다. 우리는 돕지 않을 것이다. 너희가 중국과 전략적으로 더 경쟁하는 관계를 추구하는 것에 대한 대가다'라는 입장"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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