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카슈끄지 암살 이후 경색된 관계 개선 시도 중"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튀르키예 중앙은행에 미화 50억 달러(약 6조6천억원)를 예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재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에 관한 로이터통신의 질의에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튀르키예) 중앙은행과 50억 달러 예금을 위한 최종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답변을 거절했다. 다만 사안에 정통한 한 튀르키예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스와프 또는 예금 계약 체결에 관한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양국 중앙은행간 이러한 움직임은 양국이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이후 요원해진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사우디 왕실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써 온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에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영사관에 들렀다가 사우디 공작원들에게 살해됐다.
튀르키예는 자국에서 벌어진 암살 사건의 증거와 정황을 확보해 조금씩 언론에 흘리면서 양국 관계가 경색됐다.
그러나 올해 4월 튀르키예 법원이 사건에 대한 궐석재판을 중단하고 사우디에 재판을 이관한 데 이어 5월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해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포옹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터키 재정 상황에 좀 더 숨통이 트이고 내년 대선을 앞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도 '큰 승리'가 될 것이라고 서방 언론들은 평가했다.
튀르키예는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고 지난달 85% 이상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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