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미국에서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생활에 필요한 것이 아닌 선택재의 구매를 줄이고 있지만, 명품 립스틱 판매는 증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 최고경영자(CEO) 니컬러스 이에로니무스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코로나19 관련 규제로 인한 중국 판매 둔화에도 작년 동기보다 9.1% 증가했다고 밝혔다.
향수로 유명한 미국의 화장품 기업 코티도 유기농 제품의 매출이 9% 증가했다.
로레알 CEO 이에로니무스는 컨퍼런스콜에서 명품 립스틱이나 마스카라가 30유로(약 4만1천300원)에 불과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언급은 에스티로더 그룹의 전 회장인 레오나르도 로더가 2001년 불황에 립스틱 판매량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고 '립스틱 지수(Lipstick Index)'를 발표했던 것을 인용한 것이다.
WSJ은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립스틱보다 매니큐어 제품 판매가 늘어나 '불황엔 립스틱' 가설이 맞지 않았으나 이번에 립스틱 판매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형)으로 착용했던 마스크를 벗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팬데믹 초기 마스크 착용으로 고전했던 립스틱의 지난달 미국 내 판매는 작년 동기보다 37%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NPD는 작년 같은 기간에 이미 전년 동기비 31%나 증가하는 등 립스틱 판매에 속도가 붙고 있었다면서 립 제품이 유명 미용 제품군 중 유일하게 코로나19 대유행 전보다 많이 팔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향수 수요도 폭발적이라고 NPD는 전했다. 코티는 이달 초 3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향수 수요가 강력해 산업 전반에서 향수 성분의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코티의 최고경영자(CEO) 수 나비는 컨퍼런스콜에서 코티가 어떤 형태의 매출 둔화도 겪지 않았다면서, 소비자들이 향수를 선물이 아니라 자신들을 위해 사고 있다고 말했다.
NPD의 미용산업 담당 애널리스트 라리사 젠슨도 "(매출 증가가) '참살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화하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 등 소매업계에서도 미용 제품이 거의 유일하게 매출이 늘어난 제품군으로 꼽힌다.
타깃은 올해 3분기 미용 제품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15% 증가했고, 메이시 백화점 등에서도 화장품 유통업체 블루 머큐리 매장의 지난 분기 동일 점포매출이 14% 늘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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