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1월 6억 이하 거래 비중 50.2%…4∼7월 35.7%에서 14.5%p↑
중고가 거래 감소, 15억 초과도 내달 대출 허용 앞두고 급감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최근 주택시장에 극심한 거래 가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지난 7월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이후 서울에서 팔린 아파트의 절반을 6억원 이하 저가가 차지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저가 아파트 위주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27일 연합뉴스가 한국은행이 지난 7월 중순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한 이후 8월부터 11월 현재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매매 신고된 서울 아파트 2천248건의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6억원 이하 거래 건수가 총 1천120건으로 전체의 50.2%를 차지했다.
이는 4∼7월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평균 35.7%였던 것에 비해 14.5%포인트(p)나 급증한 것이다.
월별로 보면 6억원 이하 거래비중은 지난 7월 41.4%에서 8월에는 45.9%로 증가했고, 9월에는 47.9%까지 늘었다. 10월에 45.2%로 다소 감소했으나 이달에는 아직 신고기한이 다음달 말까지로 한 달 남짓 남아 있는 가운데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71.7%에 달했다.
이달에 거래 신고가 된 336건 가운데 241건이 6억원 이하였다.
아파트 시장에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급증한 것은 지난 7월 사상 첫 빅스텝 단행 이후에도 10월에도 두 번째 빅스텝을 단행하는 등 계속되는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연 6∼7%까지 치솟으면서 대출액이 클수록 금융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지난 4∼7월 평균 20.7%, 24.3%였던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거래비중이 8∼11월에는 각각 평균 19.1%, 18.9%로 떨어지며 20% 밑으로 내려왔다.
서울에서 담보대출이 금지되는 1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도 감소추세다. 올해 4∼7월 평균 19.3%였던 1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은 8∼11월 들어 평균 11.8%로 떨어졌다.
특히 정부가 12월 1일부터 투기·투기과열지구 15억원 초과 아파트도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11월 15억원 초과 거래 비중은 7.4%로 줄어들었다. 전월(12.1%)에 비해서도 크게 감소한 수치로, 내달 대출 재개를 앞두고 거래를 미룬 것으로 보인다.
최근들어 저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대출 규제 완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8월부터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해 주택 소재지나 주택가격에 상관없이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상한을 80%까지 상향하고, 대출한도는 기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했다.
이로 인해 지난 9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가 많은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비중은 전체의 34.7%를 차지해 전월(28.6%)보다 증가한 것은 물론, 올해 5월(37.4%)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다음달부터 1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에 대한 주담대가 허용되는 만큼 고가 거래 비중도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15억원 초과 대출이 허용되면 고가 아파트 대기 수요가 일부 움직일 수 있지만 금리 부담 여파로 거래가 많이 늘어나긴 힘들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나기 전까지 '급급매'도 쉽게 팔리지 않는 거래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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