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에 녹음된 음성, 필리핀서 평가…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공정한 채점에 대한 우려 속에서 27일 일본 도쿄도립고등학교 입시의 첫 영어 말하기 시험이 치러졌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도 공립 중학교 3학년 학생 약 7만6천 명이 이날 오후 1시부터 도쿄도 소재 고등학교와 회의장 등 197곳에서 영어 말하기 시험에 응시했다.
시험은 태블릿PC에 나오는 문장과 그림을 보면서 15분간 영문을 읽거나 의견을 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영어 말하기 시험 만점은 20점으로, 학력 시험과 서류 평가의 만점인 1천 점에 합산된다.
도쿄도 교육위원회는 문법과 독해 중심의 영어 교육에서 탈피하고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높이기 위해 2013년부터 말하기 시험 도입을 추진했고, 전문가 회의 등을 거쳐 2017년 시행을 확정했다.
일본 문부과학성도 영어 수업 다변화를 위해 2013년 초등학교에 영어 교과를 만들고, 중학교 영어 수업을 기본적으로 영어로 하는 방침을 정했다.
도쿄도 교육위원회는 이번 시험을 민간기업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채점은 필리핀에 거주하는 학사학위 소지자 등이 2인 1조로 하도록 했다.
하지만 학부모와 연구자들은 채점 과정에서 공정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개인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학부모들이 채점의 기준과 방법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일본에서 영어 말하기 시험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적지 않은 비용과 오랜 채점 기간 등으로 인해 영어 말하기 시험 도입을 미룬 후쿠이현 교육위원회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말하기 시험을 단념하지 않았다"며 "도쿄도가 어떻게 과제를 해결할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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