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개시 명령 초읽기…정부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 대응"(종합)

입력 2022-11-28 12:16  

업무개시 명령 초읽기…정부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 대응"(종합)
중대본 회의…물류 파업 대응으로 중대본 가동하는 것은 처음
"업무개시 명령에도 미복귀시 법적 조치, 불법행위 현장 검거"
"자가용 유상운송 허가 등 비상수송대책 동원해 피해 최소화"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닷새째를 맞은 가운데 정부가 무관용 강경 대응 원칙을 강조하면서 피해가 심각해진다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8일 오전 화물연대 파업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히 대응해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장관은 "이번 집단운송거부로 국가 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가 예상된다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한편, 정상적인 운송 보호를 위한 경찰의 신속대응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업무개시명령에도 불구하고 복귀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음을 명확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로 예정된 정부와 화물연대의 첫 대면 교섭을 앞두고 정부가 '대화는 이어가되 법과 원칙에 따라 불법 행위에는 엄단하겠다'는 경고와 함께, 교섭 결과에 따라 29일 국무회의 심의 후 업무개시명령 발동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특히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조만간 예정된 철도노조 파업과 함께 물류 전체의 마비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므로 범정부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대형 재난시 구성하는 중대본을 가동해 이날 첫 회의를 열었다.
물류체계 마비도 사회재난의 한 종류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그동안 코로나19 대응, 이태원 참사 대응 등으로 중대본을 가동했던 정부가 파업에 대응하기 위해 중대본을 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장관은 "재난안전기본법상 물류체계 마비는 사회재난에 해당된다"며 "(물류 등) 국가핵심기반이 마비됐을 경우 코로나19, 이태원 참사처럼 중대본을 구성하게 돼있다"고 말했다.
회의에는 이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그외 해수부, 산업부, 고용부, 국방부, 관세청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부는 또 앞서 이날 오전 9시부로 육상화물운송분야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올렸다. 육상화물운송분야 위기경보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장관은 "불법행위가 심각해져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으로, 경찰청은 불법행위자 현장검거를 원칙으로 강력히 대응하는 한편, 정상적인 운송 보호를 위한 신속대응팀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 배석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내일 국무회의에 업무개시명령 발동이 들어가는 것을 전제로 해서 실무적인 진행을 하겠다"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경찰은 24시간 총력 대응체계를 유지하며 불법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상적인 운송을 방해하거나 시설봉쇄가 예상되는 항만, 물류기지, 산업단지 등 주요 거점에 기동대·형사·교통싸이카를 비롯한 가용 경찰력을 집중 배치하고, 112순찰을 강화해 불법과 폭력 등을 선제적으로 예방·차단하고 있다"며 "특히 비조합원 운전자에 대한 폭행·협박과 차량 손괴, 화물차량 정상운송 방해, 주요 물류시설 출입구 봉쇄 등 불법행위자는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이어 "핵심 주동자와 극렬행위자, 나아가, 배후까지 끝까지 추적해 예외 없이 사법조치할 방침"이라며 "차량을 이용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사법처리와 병행해 운전면허 정지와 취소 등 행정처분도 반드시 함께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체 운송수단 및 인력 투입 계획도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전국 14개 지역 130여곳에서 5천여명 이상이 운송을 거부했고, 지난 4일간의 컨테이너 반출·반입량은 평소의 28.1% 수준으로 감소했다. 전국 항만의 컨테이너 장치율(항만의 수용가능 컨테이너 수 대비 야적된 컨테이너 수)은 현재 62.4%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 6월의 집단운송 거부사태 등 과거 사례를 볼 때 하루에 약 3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장관은 "자가용 유상운송 허가와 신차 수송을 위한 임시운행허가 등 가용한 모든 비상수송대책을 동원하겠다"며 "국토부는 관용화물차 투입, 화물열차 증편 등 가용한 대체 수송장비와 인력을 최대로 투입해 물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번 총파업에 대해 "국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외면한 극소수 강성 귀족노조 수뇌부가 주도하는 이기적인 집단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행위로 국민경제가 휘청거리고 다수의 선량한 근로자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반복되는 악습을 더는 두고만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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