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타 매달려 11일 항해…나이지리아 밀항자 3명 스페인서 구조

입력 2022-11-29 15:55   수정 2022-11-30 16:00

방향타 매달려 11일 항해…나이지리아 밀항자 3명 스페인서 구조
스페인 경비대 "항구서 치료 중"…2019년 이후 카나리제도 밀항자 급증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선박 하단에 위치한 방향타 위 좁은 공간에 의지해 밀항길에 오른 나이지리아인 3명이 항해 11일 만에 스페인 해안경비대에 의해 구조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해안경비대가 이날 트위터에 올린 사진을 보면 이들은 구조 당시 유조선 '알리티니Ⅱ' 방향타 위에 물에 닿을 듯 위태롭게 걸터앉은 모습이었다.
현재 구조된 이민자들은 탈수증세와 저체온증을 보여 항구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해안경비대 측은 설명했다.
선박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몰타 선박인 알리티니Ⅱ는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출발해 11일간의 항해 끝에 이날 오후 그란카나리아섬 라스팔마스에 도착했다.
이들처럼 위험을 감수하고 북아프리카에서 카나리제도로 가는 항로를 선택하는 이민자들은 2019년 말께 지중해 항로 감시가 강화되면서 급증했다.
스페인 통계 자료에 따르면 바다를 통해 카나리제도로 밀항한 이민자들은 올해 1∼5월 작년 동기보다 51% 늘었다.
2020년 10월에도 이번처럼 이민자 4명이 유조선 방향타에 숨어들어 항해 10일 만에 라스팔마스에 도착한 사례가 있었다.
이 밖에 나무판자나 고무보트 등에 몸을 맡긴 채 위험한 밀항을 감행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연간 수천 명이 항해 중 사망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카나리제도 이민 고문 체마 산타나는 트위터에서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것"이라며 "밀항자들이 항상 이러한 행운을 누리는 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acui7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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