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당국자 "대중이 지적한 각종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해결 추진"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고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방역 당국이 고령층에 대한 백신 접종을 강조하고 나섰다.
중국 국무원 코로나19 합동 방역 통제기구는 29일 개최한 브리핑에서 '노인 코로나19 백신 접종 강화에 관한 통지'를 통해 노인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중국은 그동안 노인들에 대한 백신 접종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백신 접종을 강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노인 접종률을 일반 성인 수준으로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합동 통제기구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백신 1차 접종률은 90%를 넘어섰지만, 연령이 많을수록 접종률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80세 이상은 65.8%가 백신 2차 접종을 했으며, 부스터 샷을 맞은 80세 이상은 40% 수준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80세 이상 노인과 백신 미접종자를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고위험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신을 접종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위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작다며 80세 이상에 대한 백신 접종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방역 당국의 이번 발표는 권위주의 국가 특성상 노인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제하는 조치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샤강 국가질병통제국 위생면역국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노인들이 더 편리하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최적화할 것"이라며 "각 지역에서 진료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을 선발하는 한편 이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서는 찾아가는 접종 서비스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노인에 대한 백신 접종 확대는 방역정책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은 지난 11일 해외입국자의 시설격리를 7일에서 5일로 단축하고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 대해 함부로 PCR 검사 범위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 등을 담은 방역 완화 정책을 발표하는 등 조금씩 정책을 완화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낮은 노인 백신 접종률은 다른 나라처럼 규제 완화의 장애물로 간주된다"며 "보건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제로 코로나에 갇힌 경제를 재개하기 위한 결정적 조치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청여우첸 국가질병통제국 감독1국장은 최근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봉쇄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것에 대해 "군중들이 제기한 문제는 감염병 통제 자체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정책의 간소화, 층층이 가중되는 조치, 대중의 요구를 소홀히 한 점, 일부 지역에서 마음대로 통제구역과 범위를 확대한 점 등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각 지역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전담반을 설치하고 합동 통제기구가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네티즌과 대중이 지적한 각종 문제에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해 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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