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중국이 케냐에 두 번째 아프리카 주둔 해군기지 건설을 계획 중이라고 미국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가 밝혔다.
케냐 일간 더 스탠더드의 2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 위원회는 최근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몸바사 및 라무 등 케냐의 항만 시설이 중국에 상업적 이점과 군사적 기능을 두루 갖춘 입지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자신을 평화 중재자로 일컬으면서 군사력을 확대하는 한편, 아프리카에서 강력하면서도 도움이 되는 파트너로서 해야 할 역할을 홍보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냐 항구도시 몸바사에서 수도 나이로비를 연결하는 표준궤철도(SGR)를 포함해 수조 원의 케냐 인프라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한 중국은 2018년 동북부 지부티에 해외 첫 해군기지를 미군 시설 인근에 완공했다.
위원회 보고서는 "지부티에 있는 중국의 군사 기지에 대한 추가 개발 내용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미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다음 기지를 어디에 건설할지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앙골라, 케냐, 세이셸, 탄자니아, 나미비아가 상업 및 군사적 기능을 제공하는 지부티의 항구 인프라와 유사한 항만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미 국방부는 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아프리카 대륙에 추가로 군사 기지를 건설할 야망을 갖고 앙골라, 케냐, 세이셸, 탄자니아를 염두에 두고 있다. 나미비아에는 이미 교섭을 제안했을 것"이라고 주장해 중국의 반발을 샀다.
케냐의 두 번째 심해 항구인 라무항은 지난해 중국교통건설유한공사(CCCC)에 의해 완공됐으며, 이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심해 항구로 해군기지 건설에 훌륭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미군은 소말리아 국경과 가까운 라무의 만다만 해안에서 군사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의 해외 항만 네트워크 건설은 중국이 거의 10년 동안 전 세계에서 추진해 온 수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및 개발 프로그램인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일부이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9월 윌리엄 루토 신임 행정부가 출범하고서 케냐와 무역 및 투자 거래에 있어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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