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4 프로, 中 혼란에 출하량 최대 2천만대 감소 가능성"
정저우 공장 인력 이탈·시위로…시 당국 5일 만에 봉쇄 완화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애플 제품의 중국 공급망 의존도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급속히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 폭스콘의 중국 정저우 공장에서 최근 코로나19 봉쇄와 이에 따른 노동자 이탈·시위 등으로 조업 차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애플의 탈(脫)중국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도 이런 추세를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가 애플 공급망을 분석한 결과, 2015∼2019년 5년간 애플 협력업체들의 1차 생산지에서 중국의 비중은 44∼47% 수준에 달했지만, 2020년엔 41%로, 작년에는 36%로 축소됐다.
이는 애플이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면서 인도와 베트남에 투자를 늘리고 대만과 미국 등 다른 지역의 공급망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도 인도 진출에 속도를 내 인도 내 애플 아이폰 조립공장의 인력을 향후 2년간 4배로 늘리기로 했다.
JP모건은 애플이 올해 인도에서 아이폰14의 5%를 생산하고 2025년까지 이 비중을 25%로 키우는 등 2025년에는 모든 애플 제품의 25%를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되는 애플 제품의 비중은 5% 수준이다.
다만 애플 공급망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중국을 대체할 다른 생산 거점 국가는 뚜렷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2019년에서 2021년까지 미국의 비중은 7.2%에서 10.7%로, 대만은 6.7%에서 9.5%로 확대됐으며, 인도는 1% 미만에서 1.5%로, 베트남은 2.2%에서 3.7%로 커지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중국 노동 분야를 연구하는 코넬대 사회학과 일라이 프리드먼 교수는 "중국 공급망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베트남과 인도는 규모나 품질, 생산 시간과 인프라 신뢰성 면에서 중국만큼 생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폭스콘의 중국 정저우 공장에서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인력 이탈과 시위 사태로 아이폰14 고급 모델인 프로·프로 맥스의 출하량이 시장 예상보다 최대 2천만대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애플 분석 전문가인 궈밍치 TF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아이폰14 프로·프로 맥스의 4분기 출하량이 종전 예상치보다 약 20% 줄어든 7천만∼7천500만대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시장이 전망하는 4분기 출하량은 8천만∼8천500만대이다.
궈밍치는 또 경기침체로 이 같은 공급 부족이 아이폰14 프로·프로 맥스의 매출을 지연시킬 뿐 아니라 아예 수요 감소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애플의 주가는 이날 2.11% 하락하는 등 최근 한 달간 7.94% 떨어졌다.
하지만 시장에는 조업 차질이 풀리면 아이폰14 고급 모델의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전망하는 애널리스트들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이들도 이번 생산 감소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이후 가장 최악의 시점에서 발생했다며 이 같은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폭스콘 공장이 있는 허난성 정저우시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전면 봉쇄를 닷새 만에 해제하고 코로나19 고위험 구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주민 외출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 주말 중국 주요 도시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라 발생한 이후 중앙 정부가 지방 당국에 과도한 통제를 자제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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