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수집가 소장품…나치당 앞세운 독일통치 초안 담겨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아돌프 히틀러가 나치즘을 향한 그의 야욕을 처음 드러낸 1925년 연설을 준비하기 위해 끄적인 메모들이 경매에 나온다.
2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히틀러가 1925년 나치즘의 시작을 알린 연설을 앞두고 관련 내용을 적어둔 친필 메모가 약 100년 만에 처음 경매장에서 공개된다.
히틀러는 그해 2월 27일 뮌헨 맥주홀에 집결한 3천여명의 인파 앞에서 이 메모를 바탕으로 한 연설을 쏟아냈다.
그는 당시 연설에서 나치당이 독일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며 오직 자신만 이 당을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메모에서는 독일이 휴전협정을 맺은 '1918'년에 밑줄을 그은 뒤 '무엇이 잘못됐나?'라는 문장을 뒤이어 적어내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메모를 통해 "모든 것을 겪는 동안 나라는 망가졌고, 국내외에서 약탈당했다. 구할 방법이 있을까? NSDAP(나치당) 수립…" 등 문장들도 준비했다.
좌파 정당을 '범죄자', 우파 정당을 '겁쟁이'로 분류해 각 정당을 비판하는 표현을 준비한 점도 눈에 띈다.
이 메모는 익명의 유럽 수집가의 개인 소장품으로 스페인 말라가에 있는 국제친필경매가 30일 경매를 주관할 예정이다.
낙찰 예상가는 2만6천파운드(약 4천100만원)다.
경매사 리차드 데이비는 이 메모가 "매우 희귀하다"며 "이 연설은 나치당의 재건과 '총통(der Fuhrer)'으로서 그의 지위를 공고히 한 기념비적인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히틀러는 혁명에 실패한 뒤 9개월간 복역하다 연설 바로 전 해인 1924년 12월 풀려났다.
그는 연설에 적힌 시나리오대로 1933년 나치당을 제외한 다른 모든 정당을 금지하고 독일에서 절대권력을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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