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살아남기 원하기 때문…처벌받지 않게 둬선 안돼"
머스크 종전안 비판…"우크라 와보고 얘기하길"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최재서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핵무기를 쓸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이터,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뉴욕에서 주최한 '딜북 서밋' 콘퍼런스에서 영상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시 한번 말하지만 푸틴(대통령)은 러시아 국민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고 살아남길 원한다"며 "따라서 내 사견으로 그가 핵무기를 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만약 푸틴이 완전히 (핵무기의) 이점을 누려서 우리가 그에게 영토를 내준다면 그가 이를 맛보고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를 원래 자리로 되돌려 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꾸준히 핵 위협을 고조했으며, 전황이 불리해진 지난 9월 말에는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를 합병하고는 영토 방어를 위해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나 이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동부 하르키우 및 남부 헤르손 등 점령지 상당 부분을 우크라이나에 내주는 등 더욱 궁지에 몰리고 있다.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자국이 핵무기 사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서방이 핵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크렘린궁은 미국이 러시아와의 정보기관장 회동을 통해 핵무기 사용에 대해 경고한 것과 관련해 "러시아의 어느 누구도 핵무기 사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는 최근 미국과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이행을 위한 양자협의위원회(BCC)를 개최 하루 전 돌연 연기하는 등 핵 관련 긴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제안한 종전안에 대해서도 다시금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무슨 짓을 했는지 알려면 이곳에 와서 두 눈으로 직접 봐야 한다"며 "그 뒤에 어떻게 전쟁을 끝낼지, 누가 시작했는지, 그리고 언제 끝낼지 말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머스크는 지난 10월 트위터를 통해 크림반도를 러시아의 영토로 인정하는 방안을 포함한 종전안을 돌발 제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빗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머스크와 러시아를 지지하는 머스크 가운데 어떤 머스크를 더 좋아하냐"는 트위터 게시글을 올려 그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머스크는 같은 달 14일 우크라이나에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서비스를 무한정 지원할 수 없다고 올렸다가, 다음날 "계속해서 무료로 돈을 댈 것"이라고 번복하기도 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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