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언론들은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의 경제개발을 주도한 인물이지만 애국교육을 통해 반일 정서를 강화하기도 했다고 1일 평가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전날 사망한 장 전 주석 관련 보도에서 "중국의 고속 경제성장을 이끌어 현재의 시진핑 정권이 추진하는 강국·강군 노선의 길을 놓았다"며 "중국 공산당 총서기 재임 기간에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9%를 넘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장 전 주석이 "대외적으로는 강경한 면을 보였다"면서 일례로 1996년 3월 대만 총통 선거 직전에 중국군이 벌인 무력 시위를 들었다.
이어 '일본에 역사문제를 영원히 계속 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1998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도 역사문제를 거론해 중국과 일본이 감정적으로 대립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짚었다.
아사히신문은 "장 전 주석의 인상이 무섭고 강한 느낌을 주는 편이지만, 한편으로는 묘하게 상냥한 일면도 지닌 정치가였다"고 평했다.
아사히도 "장 전 주석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을 답습해 톈안먼 사태 이후 혼란했던 경제를 일으켜 세웠고, 자본가의 공산당 입당을 가능하게 했다"면서 그의 주요 업적으로 '경제개발'을 꼽았다.
외교 정책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관계 개선에 나섰으나, 대일 관계에서 역사 문제를 중시해 항일전쟁의 승리를 강조하는 애국교육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는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심각한 빈부격차가 생겼고, 사람들의 불만이 쌓였다"며 "이데올로기를 상실한 공산당이 구심력을 유지하기 위해 애국교육을 추진했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장 전 주석이 중국이 경제 대국으로 나아가는 초석을 놓았지만, 애국주의로 양국 관계 악화를 불러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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