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부 그라펜뵈어에서 고차원 전술·무기사용법 등 교육 방침"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늘리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한 미군의 훈련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CNN방송은 독일에 있는 미군 기지에서 매월 우크라이나 병사 최대 2천500명에게 미군의 무기 사용법이나 전술 노하우 등을 가르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고 복수의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하면 미군에게서 훈련을 받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숫자뿐 아니라 이들에게 제공되는 훈련의 종류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CNN은 예상했다.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지금까지 미군의 훈련을 받은 우크라이나 병력은 고작 수천명에 불과하고, 훈련 종류도 대부분 특정 무기 체계에 대한 교육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새로운 훈련 프로그램이 도입되면 미국은 훨씬 광범위한 우크라이나 병력을 상대로 보병 기동을 포병 지원과 결합해 조직하는 법을 비롯한 좀 더 정교한 실전 전술을 교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번 계획에 정통한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이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교육은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폴란드나 영국에서 받아온 교육보다 "훨씬 강도가 높고 포괄적"이라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추진돼 현재 미 정부 내 관계부처 간 검토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러한 방안은 9개월을 넘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이 겨울철에 접어들며 군사 행동이 소강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공개됐다.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이번 계획에 대한 CNN의 질문에 "아직 내려지지 않은 결정에 앞서가지 않겠다"면서도 "러시아의 침략에서 자국 영토를 방어하는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우리는 계속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의 계획이 최종 승인되면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한 새로운 훈련은 미군의 유럽 내 통합 무기 훈련 장소인 독일 동부 그라펜뵈어에서 이뤄지게 된다.
체코와 인접한 그라펜뵈어 기지는 미군 제7훈련사령부가 유럽과 아프리카에 있는 미군 육군 병력을 상대로 실전 훈련과 가상 훈련을 수행하고 있는 곳이다.
한 미국 당국자는 지난 7월부터 영국이 우크라이나군 1만명을 상대로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 훈련과 미군의 훈련 계획의 차별점에 대해 "영국은 전투 경험이 전무하거나 거의 없는 신참 병사들에게 기초 훈련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반면, 우리는 응집력 있게 작전을 수행하는 방법 등 훨씬 더 고차원적인 교육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 싱크탱크 해군분석센터(CNA)의 러시아 전문가 마이클 코프먼은 "소위 '통합적 무기 훈련'으로 불리는 이 같은 훈련이 전장에서 얼마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며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두 포병 군대 간의 지속적인 소모전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코프먼은 그러면서 현재 시점에서 전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양측 모두 대포 탄약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만약 대포알이 충분하지 못하면 통합 무기 기동에서 효율성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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