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한국과 유럽에 이어 일본 자동차업계도 외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수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우치다 마코토(內田誠) 일본 닛산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IRA가 단기적으로 힘든 상황을 만들고 있다면서 전기차 보조금 규정에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우치다 CEO는 IRA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 만에 공장을 만들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IRA 이행을 위한 의견 수렴 과정에서 유예기간이나 적용기간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닛산은 10여년 전부터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모델 '리프'를 판매했고 이번 달에는 새로운 전기차인 '아리야'도 출시했다.
닛산은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6종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4종은 미시시피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8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최대 7천500달러(약 1천만원)의 세금공제 혜택을 준다.
또한 내년 1월부터는 북미 최종조립 조건뿐만 아니라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 부품·핵심 광물 비율도 보조금 지급 기준으로 추가되는 등 보조금을 받기 위한 요건이 더 까다로워진다.
이에 한국과 유럽연합(EU)이 미국 상대로 IRA의 관련 조항 수정 협상에 나서는 등 관련국과 업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통상 담당 수석부집행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회담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우리는 한마음(like-minded)처럼, 공정함을 회복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과 접촉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IRA의 전기차 보조금 차별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IRA 상의 외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 문제와 관련해 법안에 결함(glitches)이 있다고 인정, 향후 수정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미국 정부는 연말까지 IRA 관련 세부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의견 수렴 절차를 밟고 있다.
친환경차, 친환경시설 투자, 친환경 생산 분야를 중심으로 진행된 1차 의견수렴에는 한국·EU·일본·캐나다·호주·노르웨이·브라질 등 7개국(지역)이 총 3천795건의 의견을 미국에 제출했다.
한편 우치다 CEO는 중국 시장에도 지속적으로 매진할 계획이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조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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