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완화 역행"…中 동북 도시 여론 뭇매에 '봉쇄 연장' 철회

입력 2022-12-03 17:56  

"방역완화 역행"…中 동북 도시 여론 뭇매에 '봉쇄 연장' 철회
누리꾼들 "동북, 통제는 가장 엄격하고 개방에는 소극적"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방역 완화 조처가 잇따르는 중국에서 동북 지역의 한 도시가 도심 봉쇄 연장에 나섰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했다.



3일 소상신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랴오닝성 진저우시는 전날 새벽 "고위험 지역을 제외한 도심 모든 지역의 생산 및 생활 질서를 회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과 기업 근무가 정상화됐고 쇼핑몰, 슈퍼마켓, 식당 호텔 등 상업시설 영업도 재개했다.
진저우의 이 조처는 '방역 봉쇄' 연장 방침을 발표한 지 14간 만에 번복한 것이다.
앞서 진저우는 지난 1일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감소하고 위험 구역이 잇따라 해제됐지만, '제로 코로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흘 간 시행한 봉쇄식 관리를 나흘 더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독성이 약해졌든 아니든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으며 며칠만 견디면 제로 코로나를 달성해 전면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는데 여기서 포기하기엔 그간의 노력이 너무 아깝다"며 "시민들의 동의와 지지를 간청한다"고 이해를 구했다.
진저우시는 지난달 21일부터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자 나흘 뒤인 24일 도심을 봉쇄했다.
지난 21일부터 열흘 간 진저우의 누적 감염자는 308명이었으며, 모두 무증상자들이었다.




봉쇄 연장 조처가 발표되자 온라인에서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웨이보 등 중국의 소셜미디어(SNS)에서는 "하루 6천∼7천명대 신규 감염자가 나오는 광둥과 충칭은 물론 수도 베이징도 방역 당국의 방침에 따라 방역 완화에 나서는데 하루 수십명의 감염자가 나온다고 봉쇄를 연장하느냐"는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또 방역 정책 기조 변화를 파악하지 못한 채 봉쇄로 고통당하는 서민들의 고충을 외면하면서 오로지 제로 코로나만 지상 목표로 삼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관련 검색어는 이틀 연속 웨이보 상위에 오르며 이슈가 됐다.
거센 비판 여론에 진저우시는 봉쇄 연장 방침을 철회했지만, 이를 계기로 동북 지역의 완고한 방역 조처가 재조명됐다.
한 누리꾼은 "지난해 말 상하이의 해외 입국자 격리 기간은 3주(호텔 격리 2주, 자가 격리 1주)였지만, 동북은 8주(호텔 격리 4주, 자가 격리 4주)를 고수했다"고 지적했다.
랴오닝성의 성도(省都) 선양은 지난달 24일 도심 지역 봉쇄식 관리에 나서 헬스장과 목욕탕 등 실내 밀집시설 영업을 금지하고 식당 내 식사를 불허했다.
지난 1일 식당 내 식사는 허용했지만, 실내 밀집시설들은 지금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북한과 중국의 최대 교역 거점인 랴오닝성 단둥은 지난달 1일 도시를 봉쇄했다가 일주일 만에 주민 외출을 허용했지만, 한 달여가 지난 지금까지 매일 유전자증폭(PCR) 전수 검사를 하고, 시내버스 운행은 아직 재개되지 않고 있다.
아울러 병원 등 주요 기관·시설이 폐쇄 루프식으로 운영돼 관련자들이 한 달여째 갇혀 지내고 있다.
PCR 전수 검사 폐지, 대중교통과 공공기관 이용 시 48시간 내 PCR 음성 증명서 의무화 폐지 등 최근 잇단 방역 완화 조처를 내놓은 베이징 등 대도시들과는 확연하게 대조된다.
누리꾼들은 "동북은 언제나 중앙 지침보다 훨씬 엄격하게 통제하고, 개방에는 가장 소극적"이라거나 "공무원들은 왜 많은 동북 사람들이 못 살겠다며 외지로 떠나고, 경제가 계속 나빠지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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