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풍낙엽 경기에 물가·환율까지…급변하는 통화정책 전제

입력 2022-12-05 06:01  

추풍낙엽 경기에 물가·환율까지…급변하는 통화정책 전제
물가상승률 한 달만에 0.7%p↓…코로나19 직후 공포속 실물경제
환율도 1,300원 아래로…한은총재, 인터뷰서 집값 거론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한국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경기 침체 권역으로 접어들고 있다.
실물 경기의 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는 가운데 물가·환율도 고점에서 속락하는 추세다.
경제계에선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으로 상징되는 가파른 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들이 급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발표된 거시 경제지표들을 5일 보면 실물경기 하강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10월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1.5% 감소, 2020년 4월(-1.8%)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2020년 4월은 코로나19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공포에 휩싸여 실물경기가 급락하던 시기다.
현재 실물경기 하강 폭이 그때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다.


한국경제의 주 엔진인 수출은 지난 11월 기준으로 1년 전 대비 14.0% 급감했다. 수출의 대표 품목인 반도체 부문에서 실적이 30%가량 감소한 것이 결정적인 타격을 입혔다.
수출 엔진이 약화된 후 한국경제를 떠받쳤던 내수에도 10월을 기점으로 적신호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0.8% 줄면서 2020년 12월(-1.0%)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도 0.2% 하락했다.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두고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은 "경기 회복 흐름이 약화되고 있다"고 표현했지만 경제계 곳곳에선 한국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경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물가 상승세도 빠른 속도로 둔화했다.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0%를 기록, 한 달 전보다 0.7%포인트(p) 낮아졌다.
절대적으로 5.0%라는 물가 상승률 수준을 낮다고 볼 수는 없으나 지난 7월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인 6.3%를 기록한 이후 10월 한 달을 제외하면 물가 상승세는 점차 꺾여가는 추세로 볼 수 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은 5% 안팎의 물가 상승률 수준이 당분간은 이어진다는 입장이다.
11월 물가 둔화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공급 측면인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세가 큰 영향을 미쳤지만 개인서비스나 외식 등 물가도 소폭이나마 둔화 움직임을 보였다. 경기가 급속도로 둔화하면서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도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배경이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 둔화, 이에 따른 금리 인상 속도 감속 기대감으로 원/달러 환율도 1,300원 선 아래(2일 종가 1,299.9원)로 내려온 상태다.
10월 한때 1,444원까지 올랐던 환율이 1,300원 선 아래도 내려온 것은 지난 8월 5일(종가 1,298.3원)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은 통화정책의 기본 전제조건도 빠르게 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한은 금리 인상의 배경이 됐던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한국의 물가, 원/달러 환율 등 주요 변수가 줄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최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연 3.5% 안팎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마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한국은행이 제시한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1.7%에 불과한 데다 기준금리 인상 종료 문제를 얘기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급락 이슈를 제기한 점에 주목하는 시각이 많다"면서 "한국도 금리 인상 속도의 조절을 이야기할 시점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spee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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