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제2야당 공민당, 국가보안법에 창당 16년만 해체 수순

입력 2022-12-0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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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제2야당 공민당, 국가보안법에 창당 16년만 해체 수순
중국 관리, 홍콩서 20차 당대회 시진핑 업무보고 설명회 개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제2야당인 공민당이 국가보안법 시행 2년여 만에 해체 수순을 밟는다. 창당 16년 만이다.
4일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공민당의 앨런 렁 주석은 전날 정오가 마감 시한이었던 차기 집행부 선거 후보자 등록에 아무도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렁 주석은 이에 따라 현 집행부가 내년 1월 총회 이후 임시 대행 집행부를 구성해 당 해산을 위한 특별 회의를 소집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을 포함해 현 7명의 집행위원 모두 연임을 원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다른 당원 누구도 차기 집행부에 대한 관심을 표하지 않았다며 남은 선택지는 당 해체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 해산을 위한 특별 회의는 내년 춘제(春節·중국의 설) 이후에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민당은 2006년 렁 주석 등 변호사들이 주축이 돼 창당했다.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 당시 제1 야당인 민주당과 함께 시위에 적극 참여했으나 이듬해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후 궁지에 몰렸다.
2020년 6월 30일 시행된 홍콩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앨빈 융, 제레미 탐, 궉카키 등 3명의 전 공민당 입법회(의회) 의원은 국가 전복 혐의로 구속기소 된 상태다.
렁과 함께 공민당을 창당한 탄야 창은 지난해 대만으로 이주했고, 마거릿 응 전 의원은 지난 5월 외세와 결탁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데니스 궉 전 의원은 의원 자격이 박탈된 후 지난해 캐나다로 도피했으며, 다른 공민당 소속 입법회 의원도 자격이 박탈됐다.
또 공민당 소속 구의원들 역시 지난해 대부분 탈당하거나 자격을 박탈당했다.
공민당은 민주당 등 다른 야당과 함께 국가보안법 제정 후 지난해 12월 치러진 입법회 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홍콩에서는 전날 중국 고위 관리가 지난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발표한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업무보고서에 대해 홍콩 정·재계 인사들에게 설명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20차 당 대회 이후 홍콩에서는 시 주석의 업무보고에 관한 세미나가 여러 차례 열렸지만 중국 관리가 직접 홍콩으로 와 관련 설명회를 연 것은 처음이다.
선춘야오 전국인민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법제공작위원회 주임은 해당 설명회에서 시 주석이 지난 7월 홍콩을 방문했을 당시 강조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통치 원칙이 유지될 것임을 업무보고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선 주임은 "일국양제는 홍콩과 마카오의 안정과 번영을 수호하는 최선의 시스템"이라면서도 "통치 원칙은 서구 민주주의에서 보편적으로 채택하는 권력 분립의 모델이 아니라 행정 주도 모델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현재 직면한 모든 문제들이 20∼30년 전에 만들어진 법에 들어 있다고 기대해서는 안된다"며 "개선이 없다면 그 시스템은 에너지와 활력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선 주임은 구체적인 변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홍콩 정부가 최근 외국인 변호사의 국가보안법 사건 참여 문제에 대해 전인대 상무위에 홍콩 미니 헌법인 기본법에 대한 해석을 요청한 상황이라 그와 관련된 언급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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