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인근 소야팡고 집집마다 수색 작업…대통령 "범죄조직 겨냥한 것"
인권단체 "겉모습·나이 등에만 근거해 무분별한 체포"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중미 엘살바도르가 갱단 색출을 위해 군인 1만 명을 동원해 도시를 봉쇄했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 인근 소야팡고로 통하는 모든 길목이 차단됐다.
경찰들은 도시를 떠나려는 시민들을 막아서 신분증을 검사하고 있고, 특수부대는 갱단 조직원을 찾아 집집마다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구 29만 도시인 소야팡고는 엘살바도르 갱단 조직원들의 주요 근거지로 알려져 있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현재 소야팡고 지역은 완전히 포위됐다"며 "경찰과 군대가 아직 남아있는 갱단 조직원들을 하나하나 가려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그는 민간인들은 "두려워할 필요 없다"며 이번 작전이 "범죄 조직을 노린 것이지 정직한 시민들을 겨냥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작전은 9개월 간 이어지고 있는 '갱단과의 전쟁'의 일환으로, 현재까지 이 작전으로 12명이 체포됐다고 사법 당국은 밝혔다.
앞서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 3월 갱단 급증으로 하루 62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최근까지 조직원 5만8천여 명을 체포했다.
지난 10월에도 2천명 이상의 군인과 경찰, 드론 등을 동원해 코마사과 지역을 봉쇄했으며 이틀간 체포된 용의자가 50명에 달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 작전이 "먹히고 있다"며 올해 1∼10월 살인사건이 작년 동기 대비 38% 줄어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권단체들은 정부가 단속 과정에서 시민들의 겉모습이나 나이, 주거지만을 근거로 체포 활동을 벌이기도 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엘살바도르에서는 비상사태 선포 이후 경찰의 체포·구금 권한이 확대됐을 뿐 아니라 변호사 접근권도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정부가 수감자들을 동원해 전국 곳곳에 있는 갱단 무덤 묘비를 부수고 신원을 확인할 수 없게 만들기도 했다.
비정부기구 집계에 따르면 갱단 단속 과정에서 최소 수천 건의 인권침해가 확인됐으며, 수감 중 사망한 사람도 최소 80명에 달한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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