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본토 타격력 확인…"공격거리 1천㎞ 드론 개발"

입력 2022-12-06 11:36   수정 2022-12-27 14:43

우크라, 러 본토 타격력 확인…"공격거리 1천㎞ 드론 개발"
서방이 장거리 무기 지원않자 '창의적 무기' 자체 개발한 듯
러 미사일 우위 흔들수도…확전 가능성에 귀추 주목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 본토를 장거리에서 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발한 무장 무인기(드론)를 이용해 적군의 군사시설을 기습 공격한 것으로 보이는데, 전쟁 국면변화나 확전 가능성 때문에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러시아 랴잔주 랴잔시와 사라토프주 옌겔스시의 군사 비행장 2곳에서 5일(현지시간) 발생한 폭발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습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가 사용한 무기가 구소련제 제트엔진을 장착한 드론에서 발사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주요 기습작전에서 그래왔듯 이번에도 타격 사실을 직설적으로 확인하지는 않으면서 에둘러 시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보좌관인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트위터에 "지구는 둥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 영공에 뭔가 발사되면 조만간 미확인 물체가 발사지점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겨냥한 최근 러시아의 미사일 공세에 대응했다는 점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NYT는 해당 드론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발사됐다고 우크라이나의 한 고위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날 이뤄진 공습 중 한 건은 특수부대가 군사 비행장 근처에 직접 침투해 드론을 표적까지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타격 표적이 된 랴잔, 옌겔스는 각각 모스크바에서 남동쪽으로 200㎞, 700㎞ 정도 떨어진 도시다.
이들 지역은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서 480~720㎞ 떨어져 있어 비교적 러시아의 깊숙한 본토로 평가된다.

NYT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를 장거리에서 타격할 능력을 보여준 것은 올해 2월 24일 전쟁 발발 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습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러시아 본토로까지 끌고 갈 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해설했다.
우크라이나는 기존 무기로 본토 깊숙한 곳을 타격할 수 없었기에 이번에 쓰인 드론은 신무기이자 러시아에 던지는 새로운 '메시지'로 평가된다.
순항 미사일을 앞세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기간시설 폭격에 대해 '우리도 반격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렸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에서 고전하자 전국의 전력망을 파괴해 우크라이나에 한겨울 민생고를 부추기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옌겔스 기지가 자국의 기간시설을 겨냥한 미사일 공습이 준비되는 장소라고 본다.
이 기지에는 토폴레프-160, 투폴레프-95 등 핵 미사일 탑재까지 가능한 러시아의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있다.
러시아는 지난 10월부터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공습을 가하면서 이들 전략폭격기를 적극 활용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우크라이나가 공격거리가 1천㎞에 이르는 드론을 개발했다는 관측이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이라면 러시아는 자국 본토에서 안전하게 순항미사일을 쏘는 군사적 우위를 더는 누릴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에 전술적 창의성이 보인다고 이번 기습을 평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수상스키, 원격조종 카메라, 폭약 등으로 수상드론을 만들어 크림반도에 있는 흑해함대 기지를 지난 10월 폭격해 군함 여러 척을 파괴하기도 했다.
서방은 확전 우려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끈질긴 요구에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무기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에 200억 달러(약 26조원)에 달하는 군사·안보 지원을 제공했으나 본토를 때릴 장거리 무기는 배제했다.
러시아는 이번 전쟁이 자국과 서방의 전쟁이라며 서방의 군사 지원을 문제 삼으며 대응안으로 핵무기 사용까지 들먹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향후 전쟁의 국면을 바꿀 수도 있는 이번 기습을 서방에 미리 알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가 위험한 작전 전에 항상 서방국들에 알리는 것은 아니라고 서방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미 일부 민감한 형태의 타격을 포기하라는 압박을 받은 터라 서방의 제지를 피하려고 일부러 몰래 작전을 강행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공습에 따른 러시아의 피해 규모는 현재로서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러시아 정부는 요격된 드론 잔해 때문에 항공기 2대가 가볍게 손상되고 군인 3명이 죽고 4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은 드론 공습을 받은 직후에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수십발을 쏟아부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미사일 70여발 중 60여발을 요격했으나 오데사, 미콜라이우 등지의 전력시설, 상수도가 파괴되고 총 4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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