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공식조사에서 최종 결론…카카오, 이중화 시스템 제대로 동작 안해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지난 10월 SK 주식회사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빚어진 카카오와 네이버 서비스 장애의 복구 시간이 크게 달랐던 이유는 결국 양사의 '서버 이중화'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달렸던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카카오는 서버 이중화를 실행할 장치와 서비스 구성 요소 등을 한 데이터센터에 몰아 둔 탓에 복구가 늦어졌고, 네이버는 이중화 조치 덕에 장기간 서비스 장애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6일 발표한 데이터센터 화재 및 카카오·네이버 등 서비스 장애에 대한 조사 결과에는 양사가 모두 SK C&C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두고 있었는데도 복구 완료까지 걸린 시간이 최대 수백 배 차이가 났던 배경이 담겼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완벽하게 제공되지는 못했던 시간은 127시간 33분. 네이버의 주요 서비스·기능은 약 20분∼12시간 만에 정상화됐고, 블로그 등 일부 서비스 오류도 약 48시간 내 모두 복구됐다.
카카오는 화재 당시 판교 데이터센터의 서버를 동작(액티브) 상태로, 다른 데이터센터 서버를 대기(스탠바이) 상태로 두며 이중화하기는 했지만, 정작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기 중인 서버를 가동하는 데 실패했다. 대기 서버를 동작 상태로 바꿀 권한 관리 기능인 '운영 및 관리 도구'가 다른 데이터센터에 이중화되지 않은 탓이었다.
이는 카카오가 장애 직후 자체 조사를 통해 밝힌 복구 지연 원인과 일맥상통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서비스 장애 사과 기자회견에서 "주요 데이터와 서비스 응용 프로그램에 대한 이중화 조치는 돼 있었으나,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 및 운영 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는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플랫폼 관련 이미지와 동영상 송수신 시스템 등 일부 서비스 구성 요소도 이중화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부분 역시 복구가 길어진 원인이 됐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간 이중화 조치를 잘해 둬 서비스 중단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른 데이터센터로 서비스를 전환하는 과정 등에서 쇼핑과 뉴스 등 일부 기능에만 오류가 발생했다.
화재가 부른 서비스 장애 사태는 결국 지난 1일 여야 합의로 소관 상임위를 통과한 이른바 '카카오 먹통 방지법'으로 이어졌다.
카카오 등의 데이터센터 임차인에게도 데이터 보호 조치와 보고 의무를 부여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개정안'과 부가통신사업자도 사고 발생 시 국가 재난관리 시스템에 따라 대응하라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으로, 법제사법위와 본회의 통과는 요식 절차로만 남은 셈이라 입법은 시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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