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츠 독일 총리 "EU 가입 관련, 새롭고 긍정적인 분위기 감지돼"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발칸반도 서쪽에 위치한 6개국에 EU 가입을 보장하며 협력 강화에 나섰다.
EU-서부 발칸 정상회의가 6일(현지시간)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에서 개최됐다고 로이터·AP·AFP 통신이 보도했다.
정상회의에는 EU 27개 회원국 및 알바니아·세르비아·몬테네그로·코소보·북마케도니아·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 서부 발칸 6개국 정상이 초대됐다.
6개국 모두 EU 가입을 위해 수년간 대기하고 있지만, 크로아티아가 2013년 EU에 가입한 뒤 EU 내에서는 회원국 확대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EU는 서부 발칸의 EU 가입 희망 국가들이 인내심을 잃고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에 들어가지 않도록 EU 가입을 재차 약속하며 '끌어안기'에 나섰다.
샤를 미셸 EU 이사회 상임의장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EU 내에서 서부 발칸과 함께 안전하고 더 번영할 것"이라며 "우리는 (EU 가입 협상) 진전을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EU 회원국 사이에 서부 발칸 국가들의 EU 가입 전망과 관련해 몇 년 전과 비교해 새롭고 더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됐다"고 전했다.
EU는 서부 발칸 지역에서 데이터로밍 할인과 이 지역의 에너지난 타개를 위해 10억 유로(약 1조4천억원) 지원을 약속하는 등 통합 메시지를 던졌다.
EU가 서부 발칸 국가들과의 연대 강화에 나선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칸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부각된 데 따른 것이다.
EU 회원국인 슬로베니아의 로베르트 골롭 총리는 "EU가 서부 발칸 국가들을 그동안 잊고 지내다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재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서부 발칸 6개국은 EU에 가입 절차를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다.
비오사 오스마니 코소보 대통령은 "올해 말까지 EU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다음 주 정상회의에서 코소보 비자면제안이 통과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U는 서부 발칸 6개국이 EU에 조속히 가입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 작업을 신속하게 하려는 의욕도 있지만, 지름길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EU에 마지막으로 합류한 크로아티아는 가입까지 10년이 걸렸다. EU 가입을 위해서는 신청, 공식 가입 후보국 지위 획득, 정식 가입 협상 진행, 승인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특히 서방의 러시아 제재 동참을 거부하는 세르비아의 경우에는 친러 성향이 강해 EU 가입이 성사될지조차 미지수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세르비아는 EU의 길을 걷고 있으며 계속 그럴 것이지만 우리의 이익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세르비아가 러시아와 지나치게 가깝다고? 세르비아는 독립국"이라고 강조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서부 발칸은 EU의 길을 걷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서부 발칸이 핵심 개혁을 이행하고, 유럽의 야망과 정신을 포용하려는 의지를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국가가 그렇게 하고 있지만 망설이는 국가도 보인다"며 세르비아를 에둘러 비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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