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이 5년 뒤 방위 관련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2%로 늘리는 등 방위력을 강화하기로 했지만 일본 대기업은 방위산업에서 잇달아 철수하고 있다고 현지 아사히신문이 8일 보도했다.
자위대 항공기 조종석용 디스플레이를 납품하는 시마즈제작소는 방위 분야 매출액이 최근 200억 엔(약 1천900억 원) 안팎에서 정체하자 타사와 제휴 등 사업 재편을 검토하고 있다.
C2 수송기 등에 들어가는 유압기기를 생산한 KYB, 조종석용 디스플레이 등 계기 사업을 해 온 요코가와전기, 조종사 긴급탈출 장비를 생산한 다이셀, 함정을 제조한 미쓰이E&S조선, 육상자위대 기관총을 생산한 스미토모 중기계공업 등이 2020년 이후 철수나 사업양도 방침을 밝혔다.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 방위산업 시장 규모는 약 3조 엔(약 29조 원)으로 대기업과 수천 개 하청기업이 방위산업에 관여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방위산업에서 잇달아 철수하는 이유는 수익이 저조하고 수출도 제약을 받아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사업 철수를 결정한 한 기업의 간부는 "일정한 규모가 되지 않으면 사업을 하기 어려운데 방위산업은 판매처가 한정돼 있고 외국에 자유롭게 수출도 할 수 없다"며 "민간기업이라 수익이 나지 않는 일을 계속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방위력 강화를 위한 일본 정부의 전문가 회의는 최근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방위산업은 방위력 그 자체"라며 "경쟁력 있는 국내 기업이 우수한 정비용품과 디지털 기술 등을 공급할 수 있도록 방위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도 방위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이달 개정할 예정인 '국가안전보장전략'에서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의 이전 요건을 완화할 방침이다.
현재 운용 지침에서 수출할 수 있는 방위 장비는 구난, 수송, 경계, 감시, 기뢰 제거 소해용 5개 유형으로 한정돼 있는데 일본이 공동 개발한 전투기 등 살상 능력이 있는 장비도 수출할 수 있도록 할지 검토하고 있다.
sungjin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