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세계 각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느라 여력이 줄어든 나머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말라리아 환자 및 사망자가 지속해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말라리아 감염 건수는 2억3천200만 건이었다가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이 되자 2억4천500만건으로 5.6% 증가했다.
말라리아 감염 건수는 지난해에도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2019년 대비 6.4%. 2020년 대비 0.8% 증가한 2억4천700만건에 달했다.
말라리아 사망자 수는 2020년에 크게 늘었다. 2019년 56만8천명이었던 전 세계 사망자 수가 이듬해엔 10.0% 많아진 62만5천명까지 치솟았다. 지난해에는 다소 줄어든 61만9천명을 기록했지만, 2019년보다는 8.9%나 큰 규모다.
WHO는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대응에 의료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활용하다 보니 말라리아 환자의 증가세를 막는 데 한계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말라리아 환자 급증세를 둔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살충제 처리된 모기장과 신속 진단 테스트 키트 등을 질병 발생국에 집중적으로 배포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벌인 결과라고 WHO는 평가했다.
그러나 말라리아 집중 발생 지역인 아프리카에서는 타격이 컸고, 여전히 자금 지원이 시급하다고 WHO는 강조했다. 살충제 처리 모기장에 대한 말라리아모기들의 내성이 커지는 데다 변이 말라리아까지 발생하면서 감염 확산 차단에 애를 먹고 있다고 WHO는 진단했다.
WHO 아프리카 지역 담당자인 마치디소 보에티 박사는 "지난해 기준으로 아프리카는 세계 말라리아 발병 건수의 95%를 차지하는 곳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말라리아 퇴치에 필요한 의료 수단을 확충하기 위해 자금 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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