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지원 필요하지만 무기 공동조달·투자 강화해야"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EU의 핵심 방위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이 드러났다면서 무기 재고를 늘리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방어청(EDA) 연례 콘퍼런스 연설에서 "고도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위역량이 결여된 상태"라며 "우리는 가까운 곳에서 실질적 위협에 직면하고 있으며, 그 위협은 더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대중들은 '대포' 보다는 '버터'를 선호하지만, 수년간 (국방 분야에 대한) 투자가 지속해서 저조했다"며 "이로 인해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한 이후 무기 재고가 빠르게 고갈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할 때 그 지원은 공장이 아닌 기존 재고에서 나가는 것"이라며 "이미 무기고가 거의 바닥이 난 상태였기 때문에 재고가 빠르게 고갈됐다는 점에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고 거듭 말했다.
EU 회원국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국방 분야 지출을 크게 삭감했다.
자체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EU는 그간 경제통합에 치중해온 데다 상당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집단방위 체제에 의존하고 있기에 상대적으로 '중복' 투자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안보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과 EU 회원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군사 지원으로 빈 무기고를 채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보렐 고위대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EU 회원국들이 무기 공동조달 및 기술 투자 강화를 위해 전력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2025년까지 27개국이 개별적으로 총 700억 유로(약 97조 원)가량 국방 분야 지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전하면서 "우리의 선택지는 명백하다. 우리는 더 협력해야 하고, 특히 유럽 각국 군대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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