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서 '기후변화 심각성 전파' 명분 과격 시위 잇따라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린다는 명분으로 '과격한'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있는 기후활동가들이 또다시 독일 공항 활주로에 난입해 시위를 벌였다.
기후환경단체인 '마지막 세대(Letzte Generation)'는 8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을 통해 독일 베를린 및 뮌헨 공항 등 2곳 활주로에서 기후변화 관련 행동을 벌였다고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이 단체는 항공기 운항 시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훨씬 더 많다면서 정부에 항공 운항에 대한 '화석연료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신 이를 기차 등 다른 지역 교통수단 이용을 장려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현지 경찰에 따르면 뮌헨 공항에서는 4명의 활동가가 45분가량 손바닥 등 몸에 풀칠을 한 뒤 북측 활주로 바닥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 시위로 인해 항공 운항에 큰 차질은 없었지만, 북측 활주로를 이용해 이·착륙한 항공편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고 공항 측은 전했다.
베를린국제공항에서도 여러 명이 활주로에 난입했으나 큰 차질은 빚어지지 않았다고 공항 대변인은 밝혔다.
경찰은 활주로에 난입한 기후활동가들을 현장에서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독일을 비롯한 유럽 곳곳에서는 기후활동가들이 기후변화 심각성을 알리겠다며 미술관에 난입해 명화에 풀칠하거나 수프를 끼얹는 등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과격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각국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들에 대한 더 강력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지만, 정작 해당 단체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번에 시위를 벌인 독일 마지막 세대 소속 기후활동가들 역시 불과 약 2주 전에도 베를린 공항에서 유사한 농성을 벌인 바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후 공개석상에서 "명화를 훼손하는 게 기후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면서 "기후활동가들은 독일 내 거의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활동보다는 다른 활동을 고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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