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당파정치·정쟁' 비판…인플레법 처리시 막판에 반대하기도
민주 상원 다수당 지위는 불변…백악관 "계속 협력 기대"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이 조지아주 결선 승리로 상원에서 확실한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자마자 커스틴 시네마 상원의원(애리조나)이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활동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그가 사실상 민주당과 보조를 맞추고 있는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 등처럼 민주당 편으로 남을지에 대한 입장도 밝히지 않으면서, 이전보다 여유를 갖고 상원을 운영하려던 민주당의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시네마 의원은 9일(현지시간) CNN방송, 폴리티코 등과의 인터뷰에서 "무소속 의원으로 등록했다"면서 "나는 어떤 정당에도 잘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당파적 (대결) 구도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내가 누구인지와 어떻게 활동하는지와 맞는다"면서 "이는 또 정쟁에 지친 많은 사람에게 소속감을 줄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시네마 의원은 전날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에게 탈당 계획을 통보했다.
그는 지난 4년간 해왔던 대로 위원회를 비롯한 의정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샌더스 의원이나 앵거스 킹 상원의원(메인)처럼 무소속이지만 범민주계처럼 활동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시네마 의원의 탈당으로 51석의 안정적 다수당을 확보했던 민주당의 상원 의석 구도에도 균열이 생기게 됐다. 다만 여당인 민주당은 50석만 있으면 상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본질적인 의석 구도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시네마 의원의 민주당 탈당은 그의 정치 활동 성향뿐만 아니라 2024년 선거와 관련된 것으로 미국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중도 성향인 그는 2018년 처음 당선된 이후 민주당 및 공화당을 넘나들면서 활동해왔다.
가령 조 바이든 대통령이 6일 시네마 의원 지역구인 애리조나주를 취임 후 처음으로 찾았을 때 다른 민주당 의원과 달리 그는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핵심 입법인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처리할 때 법안의 일부 조항 수정을 요구하면서 막판에 반대, 민주당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리조나주 피닉스 TSMC 공장에서 "오늘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시네마 의원에게 사의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그는 지난 9월 말 켄터키주에서 열린 행사에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나란히 자리했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당시 매코널 원내대표는 그에 대해 "가장 효율적인 초선 의원"이라고 칭찬했다.
시네마 의원의 이런 행보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들은 적지 않게 비판해왔다.
이 때문에 애리조나주 연방 하원의원들이 당내 경선에서 시네마 의원에게 도전하겠다고 밝히는 등 재선에 험로가 예상된 상황이다.
다만 시네마 의원은 2024년 상원 선거에 다시 나설지를 묻는 말에 "그에 대해서는 지금 말하지 않는 것이 낫다"면서 함구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시네마 의원의 탈당에 대해 성명을 내고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개월간 이룬 인프라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 지원법 등 역사적 입법의 핵심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무소속 등록이 민주당의 상원 다수당 지위를 바꾸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우리는 그와 계속 성공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기대할 많은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현직 상원의원이 임기 중에 당적을 변경한 것은 2009년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이동한 알렌 스펙터 당시 상원의원 이후 처음이라고 더힐이 보도했다.
스펙터는 당시 2010년 상원선거를 앞두고 당을 갈아탔으나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했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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