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이란 전면적 국방파트너십 변모…러, 전투기 이란 제공 의도"
"차단 검토"…우크라 방공망 강화 3천600억원 규모 추가지원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은 이란이 러시아에 공격용 드론을 제공한 데 이어 탄도미사일 판매까지 고려하는 등 군사적 지원이 증가할 것이라며 양국의 군사 분야에서의 밀착을 크게 우려했다.
미국은 드론 지원과 관련해 러시아 항공우주군 등에 대한 추가 제재에 나서는 한편 우크라이나 방공망 강화를 위한 추가 지원 계획을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9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에서 "이란이 무고한 우크라이나인들을 죽이고 인프라를 파괴하는 데 쓰이는 드론을 러시아에 제공하고, 러시아는 그 대가로 전례 없는 수준의 군사·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며 "이는 그들의 전면적인 국방 파트너십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지난 8월 이후 이란은 약 100대의 드론을 러시아로 보냈다"며 "이란은 러시아에 대한 최고의 군사 지원국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란의 지원은 향후 몇 달 내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란은 러시아에 수 백발의 탄도미사일 판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도 했다.
그는 "러시아는 무기개발 및 훈련 분야에서 이란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이란에 첨단군사 부품 제공 의도가 있다는 것을 우려한다"며 "러시아는 헬기와 방공망 같은 장비를 이란에 제공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또 "올봄 이란 조종사들은 수호이(SU)-35 전투기 조종법을 배우고자 러시아에서 훈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이란이 내년 항공기를 받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며, 이 전투기는 이란 공군력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미 정부는 이날 방공망 강화에 초점을 둔 2억7천500만 달러(약 3천600억 원) 규모의 대(對)우크라이나 추가 군사 지원안을 발표했다.
이번 지원에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용 포탄, 155㎜ 포탄 8만 발, 대무인항공시스템 장비 등 대공방어 수단, 발전기 등이 포함됐다.
커비 조정관은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강화하고, 드론 위협에 대응할 새로운 능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원으로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은 바이든 정부 들어 총 200억 달러(약 26조1천억 원)에 이르게 됐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하고, 협상 테이블에서 가장 강력한 위치에 서도록 필요한 만큼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또 미국이 드론 제공을 포함해 이란과 러시아 간 관계를 막기 위한 수단을 쓸 것이라며 "러시아와 이란 간 군사 협력에 대해 논의하고자 같은 생각을 하는 국가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보낼 계획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우리 정책은 그런 종류의 탄약 사용에 대해 우려한다"고 부인했다.
집속탄은 로켓이나 폭탄에 장착해 공중에서 수많은 소형 폭탄을 살포하는 방식으로 사용되는 무기로, 많은 국가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를 금지하는 조약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미국 등은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미국은 이란제 드론 사용과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도 발표했다.
제제 대상은 이란과의 드론 이전 협정에 따른 수령자인 러시아 항공우주군(VKS), 드론 훈련을 위해 이란에 인력을 파견한 924 국가무인항공기 센터, 드론 수송에 관여한 군사수송항공사령부(VTA)다.
커비 조정관은 "이란 드론의 획득·사용의 최전선에 있는 기관"이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성명에서 "이들의 드론 제공과 인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31 위반"이라며 "이는 우크라이나 분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으며, 미국은 모든 도구를 사용해 이런 이전을 막고 이에 관여하는 이들을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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