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러시아, 이란제 드론 재고 보충한 듯"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러시아군이 이란제 자폭 드론(무인기)을 이용한 공습을 재개하면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일대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남부 작전사령부는 이날 러시아가 드론 공습을 재개해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등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에 우크라이나군도 방공망을 가동해 이란제 '샤헤드-136' 드론 10기를 격추했다.
헤르손과 미콜라이우에서 각각 4기를 쏘아 떨어뜨렸고, 오데사에서도 2기를 격추했다고 사령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드론은 우크라이나군 방공망을 피해 오데사 등지의 목표물을 타격했다.
막심 마르첸코 오데사 주지사는 "에너지 기반시설과 민간 거주지가 밤새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지역 내의 거의 모든 구역과 공동체에서 전기가 끊겼다"며, 현재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올해 8월 이란에서 자폭 드론 수백기를 구매해 우크라이나군과 주요 도시를 공격하는 데 써왔으나, 최근에는 사용이 뜸해져 도입분을 전량 소진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었다.
WSJ은 "이 무인기가 이번 주 전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러시아가 (이란제 드론) 재고를 보충했음을 뜻한다"고 진단했다.
앞서 9일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러시아에 공격용 드론을 제공한 이란이 탄도미사일 판매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양국 관계가 전면적인 국방 파트너십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전선에서의 이란제 드론 사용 재개는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점진적으로나마 성과를 내려 노력하는 가운데 나타난 변화이기도 하다.
러시아군의 공세는 특히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주변에 집중돼 있으며, 포탄이 부족해지자 보병에 의존해서라도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밀어내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러시아군은 2014년 강제병합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가 올해 10월 폭발로 훼손된 이후 우크라이나 전역의 전력 기간시설을 겨냥해 집요한 폭격을 퍼붓고 있다.
혹독한 겨울 추위를 무기화함으로써 우크라이나인의 저항 의지를 꺾고 대규모 피란민을 유럽에 밀어 넣어 혼란을 초래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이웃 국가의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우리의 공격을 두고 많은 잡음이 있었다"면서도 "이와 관련한 비판은 우리 전투 임무를 방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혀 우크라이나 기반시설 파괴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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